도쿄메트로 이어 키옥시아도 도쿄증시 상장
일본 대형 신규IPO 잇따라
“SK하이닉스 동향 주목”
IPO 건수는 작년보다 감소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다음달 18일 도쿄증시에 상장된다. 지난달 도쿄메트로 상장에 이어 연말 대형 신규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신규 기업공개(IPO) 건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키옥시아가 주당 공모가격 1390엔(약 1만2600원) 수준에서 도쿄증시 프라임시장에 상장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가총액은 7500억엔(약 6조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키옥시아는 2017년 회계부정사건으로 경영위기에 빠졌던 옛 도시바 메모리부문을 전신으로 한다. 2018년 6월 미국의 베인캐피탈과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매수했다. 현재 최대 지분은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5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통해 19%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또 키옥시아 지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도 가지고 있다.
닛케이는 키옥시아 상장이후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 지분이 56.2%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밖에 도시바가 전체 지분의 41%를 갖고 있다. 도시바 지분은 상장이후 32.3%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키옥시아 상장이후 SK하이닉스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이 신문은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다”며 “상장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3번째 대주주가 된다”고 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2028년 이후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며 “키옥시아 경영에 더 개입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도쿄 지하철을 운영하는 도쿄메트로도 10월 말 신규 상장됐다. 도쿄 증권거래소 1부에 해당하는 프라임시장에 상장된 도쿄메트로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23일 공모가격(1200엔)보다 49%나 급등한 1739엔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조103억엔(약 9조원)으로 2018년 소프트뱅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IPO로 평가받았다. 도쿄메트로는 26일 오전 1820엔 안팎에서 거래되면서 시가총액 1조6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자본시장에서 신규 기업공개는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올해 3분기 IPO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 감소한 16개사에 그쳤다. 올해 9월 말까지 누적 IPO도 지난해 대비 18% 감소한 54개사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공개한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167억엔으로 1000억엔을 넘는 기업은 아르바이트 중개 앱을 운영하고 있는 타이미(1379억엔) 1곳에 그쳤다. 시가총액이 100억엔 미만인 경우도 비중이 커지고 있고, 특히 50억엔 미만 기업의 비중은 전년 대비 14% 증가해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일본 IPO 시장이 저조한 데는 신규 상장기업 다수가 선택하는 도쿄증시 그로스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닛케이평균 주가는 올해 9월 말까지 최근 1년 동안 20% 가량 상승했지만, 도쿄증시 그로스시장250지수는 같은 기간 10% 가량 하락했다. 투자자의 관심이 대형주가 몰리는 도쿄증시 프라임시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SMBC닛쿄증권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프라임시장에서 매수세가 한바퀴 돌고 나서 그로스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