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위주 진로고민, 창업으로 전환 계기”
중기부-여경협, 미래 여성경제인 육성 박차
여학생 창·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29개국 중 29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올 3월 발표한 2023년도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 순위다. 1위는 아이슬란드로 87.7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59.3로 조사대상 29개국 중 꼴찌다. 12년째 유리천장지수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유리천정은 높고 단단하다는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기업인이 독자적으로 업을 이루는데 일반적 기업인이 접하는 일반적 고충 이외에도 사회관습과 인식 등 문화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특히 ‘여성기업에 대한 인식부족은 여성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많은 실력있는 여성들이 창업보다 취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고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성별)에 따르면 경영자·CEO가 남고생의 희망직업 5위에 올랐다. 반면 여고생은 순위권에도 없다. 이제 여성을 사회경제 주체로 육성해야 한다. 한국인구 5100여만명 중에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기업은 여성의 사회진출에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여성경제인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미래 여성경제인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이중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여성CEO가 여고생과 여대생들에게 경영경험을 전수하고 기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학생들의 창업과 취업 역량을 강화해 미래의 여성경제인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다. 사업은 △여성CEO 특강 △여성기업 현장탐방 △실전 창업 멘토링 △글로벌 비즈니스 탐방 △통합 워크숍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여경협은 전국 19개 특성화여고와 7개 일반여고, 4개 여대를 선정하고 지난 5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여성CEO가 직접 주도하는 ‘밀착 체험형’ 교육에 있다. 창업에 성공해 안정적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여성기업인들이 조언자(멘토)로 나선다.
30개 참여학교의 특성에 맞춰 관련 업종의 여성CEO들이 창·취업 특강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여성CEO가 경영하는 기업현장을 방문해 △제조현장 탐방 △제품시연 △여성CEO의 경영이야기 강연 △실무 담당자와의 만남 등을 체험했다.
학생들은‘실전 창업멘토링’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사업화 경험을 했다. 608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뜨거운 열의를 보였다.
여경협은 접수된 608건의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단계별 지도를 진행했다. 130건의 우수 아이디어를 1차로 선발해 소비자반응 조사도 시행했다. 소비자반응 조사결과 우수한 평을 받은 아이디어 40건을 2차로 선정해 시제품 제작과 전문가 품펑회도 가졌다. 최총 17건의 우수 아이디어에는 상금을 수여해 격려했다.
참여한 여학생 중 학교별 최우수 학생에게는 해외탐방의 특전을 부여했다. 지난 8월 34명의 여학생들은 여성CEO들과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과 기관들을 방문했다.
10월에는 그동안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학생과 여성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회의 시간을 갖는 통합 워크숍이 열렸다.
도레도레 강화점 현장을 다녀 온 인천미래생활고의 신지원 학생은 “여성 대표에게 기업운영 경험을 들을 수 있었고 실제 판매되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그는 “나도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취업 위주의 진로고민을 창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스타트업을 방문한 전남여자상업고의 김보민 학생은 “글로벌 비즈니스 탐방은 저의 미래설계에 필요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주었고 나의 꿈과 환경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정한 회장은 “선배 여성CEO들이 지속적으로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