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시설투자 줄고, 중소기업 운영자금 조달 늘어
지난해 유상증자 35.2% 감소
회사채 발행 시설투자도 축소
주식·회사채 287조 발행, 16.9%↑
지난해 대기업들이 시설투자 목적의 유상증자를 크게 줄이면서 전년 대비 유상증자 규모가 급감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유상증자를 늘렸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이 시설투자를 줄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확대한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유상증자 규모는 4조7034억원으로 전년(7조2572억원) 대비 2조5538억원(35.2%) 감소했다.
대기업 유상증자는 2조6375억원으로 전년(5조4955억원) 대비 2조6375억원(52%) 급감한 반면 중소기업 유상증자는 2조659억원으로 전년(1조7616억원) 대비 3043억원(17.3%) 증가했다.
일반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에서도 시설투자는 줄었다. 지난해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49조8911억원으로 전년(43조2809억원) 대비 6조6102억원(15.3%) 증가했다. 하지만 자금용도를 보면 시설투자는 4조1030억원으로 전년(4조5268억원) 대비 4238억원(9,4%) 줄었다.
채무상환을 위한 차환 규모는 37조2308억원으로 전년(30조5250억원) 대비 6조7058억원(22%) 증가했다.
지난해 주식·회사채 공모발행액은 287조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조3956억원(16.9%) 증가했다. 주식 공모 발행액은 8조8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364억원(18.8%) 감소한 반면, 회사채 발행액은 278조2433억원으로 전년(234조8113억원) 대비 43조4320억원(18.5%) 증가했다.
금감원은 “주식 발행은 기업공개 실적이 증가했지만 대기업 유상증자 등이 줄면서 감소했고, 회사채는 금리인하 등에 따른 차환 발행 목적의 일반회사채 및 금융채 발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반회사채의 경우 금리인하 등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성 제고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비우량물인 A등급 발행 비중이 증가했다. 2023년 17%에서 지난해 29%로 늘었다. A등급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해 14조3550억원으로 전년(7조2650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금융채 발행액은 212조1436억원으로 전년(174조1280억원) 대비 38조156억원(21.8%) 증가했다. 금융지주채(12조4000억원), 은행채(77조원), 기타금융채(122조7000억원) 모두 전년 대비 각각 31.6%, 7.1%, 32.3% 늘었다. 특히 신용카드사(36조4000억원), 할부금융사(63조8000억원), 증권사(10조9000억원) 등 기타 금융채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회사채 잔액은 692조7242억원으로 전년말(641조3262억원) 대비 51조3980억원(8.0%) 늘었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액은 1303조5250억원으로 전년(1263조9849억원) 대비 39조5401억원(3.1%) 증가했다. 지난해말 CP 잔액은 203조430억원으로 전년말(198조3492억원) 대비 4조6938억원(2.4%) 늘었다. 단기사채 잔액은 64조8813억원으로 전년말(66조3889억원) 대비 1조5076억원(2.3%) 감소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