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어선 침몰…사망 5명 실종 5명

2025-02-10 13:00:04 게재

4명 구조, 야간 수색 진행

해경, 신고조차 없이 전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충격이 채 가시지도 전에 전남 여수에서 어선이 침몰해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구조된 선원 4명은 현재 병원에 이송돼 치료 중이다.

눈물 흘리는 서경호 침몰 사고 유족 9일 오후 전남 여수시 한 장례식장에서 22서경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여수 연합뉴스

10일 여수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산 선적 139톤급 대형 저인망(트롤) 어선이 지난 9일 오전 1시 41분쯤 전남 여수시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신고조차 없이 갑자기 침몰했다. 긴급 출동한 여수해양경찰과 주변 선단이 선원 4명을 구조했으나 선장을 비롯해 5명이 숨졌고, 5명이 실종된 상태다. 구조된 선원은 모두 외국인(인도네시아 2명·베트남 2명)이며, 침몰 어선엔 한국인 선원 8명과 외국인 선원 6명이 승선했다.

당시 사고 해상은 초속 12~14m 바람과 2.5m 높은 파도로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지만 30톤 이상 선박은 출항할 수 있었다. 여수 해경은 비록 기상이 좋지 않았지만 2.5m 파도에 100톤이 넘는 배가 전복된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생존 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생존 선원인 해경 조사에서 “항해 중 갑자기 배가 심하게 왼쪽으로 기울면서 전복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이뤄진 수색에는 해경 경비함정 21척과 항공기 4대, 유관기관 선박 4척과 해군 함정 3척, 민간 어선 15척 등이 투입됐다. 해경은 선체 마지막 위치와 바닷물 흐름 등을 고려해 가로 28㎞ 세로 19㎞ 범위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선체는 사고지점에서 370m 떨어진 수심 80m 지점에서 발견됐다. 해경 관계자는 “9일에 이어 10일에도 수색을 하고 있다”면서 “생존 선원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행정안전부, 전남도 등은 사고가 발생하자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또 사망·실종자 가족을 돕는 1대 1 전담반을 운영 중이다.

한편 사고 어선은 지난 8일 낮 12시 55분 부산 감천항을 출발해 전남 흑산도 인근에서 갈치 병어 등을 잡고 오는 23일 낮 12시 25분 귀항할 예정이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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