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25% 관세 곧 발표”

2025-02-27 13:00:02 게재

“EU는 미국 갈취하려는 조직” … “캐나다·멕시코 25% 관세는 4월 2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3월 4일로 관세 부과가 연기됐던 캐나다·멕시코를 향해서는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며 부과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첫 각료회의에서 EU를 일컬어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screw)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했다. 그는 “EU는 캐나다와는 다른 종류의 케이스”라며 “유럽은 정말로 미국을 이용했다.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EU에 대한 관세에 대해 “우리는 곧(very soon) 발표할 예정”이라며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제품에 대해 일반적으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EU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EU는 미국산 승용차에 10%를 부과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는 부가가치세의 경우 유럽은 최소 17.5%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3000억달러(실제로는 작년 미국 통계 기준 2356억달러)의 대EU 무역적자가 있다”고 소개한 뒤 “솔직해지자.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생겨났다”고 비판했다.

2차대전 연합국 승리를 주도한 미국은 전후 유럽을 경제·안보상으로 지원하면서 유럽의 통합을 지지해온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통합 노력의 성과인 EU를 미국을 착취하는 조직으로 간주하는 시각을 이날 여과없이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보편 관세 부과도 다시 확인했다. 다만, 현재 유예 상태인 이 관세를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해 한달 늦췄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4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대멕시코·캐나다 25% 관세를, 두 나라가 불법이민과 마약 단속 등을 위한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1개월 유예했는데, 거기서 약 1개월 더 미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CNN은 “행정명령 상 공식적인 관세 부과 시점은 3월 4일에서 변경되지 않았다”며 실제로 변경될지 여부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지 못하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절대로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나를 그 입장(대만에 대한 방어 의무)에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방어 공약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수차례에 걸쳐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 방어에 나설 것임을 밝혔던 것과 선명하게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시(진핑) 주석과 훌륭한 관계였다”며 “우리는 그들이 (미국에) 와서 투자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들 중국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길 원치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맞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미국에 투자하길 원하고, 우리는 중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중국과 만들려 하는 관계는 매우 좋은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우리를 이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의 핵심 요소인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유럽"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에게 그것을 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선 “그것은 잊어버리면 된다”며 가능성을 일축한 뒤 “나는 아마도 그것이 모든 일이 시작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의 침공을 유발한 것이라는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8일 미국을 방문해 광물 관련 합의에 서명하게 될 것이란 점도 다시 언급하면서 “희토류와 다른 것들에 대한 매우 큰 합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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