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오폭에 민간인 15명 중경상
포천시 “군사훈련 중단” 공군 “좌표입력 실수”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 발생한 전투기 오폭 사고로 민간인 15명이 중경상을 입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포천시는 재발 방지대책 마련과 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다. 군 당국은 조종사의 좌표입력 실수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확인 절차 소홀 등 구조적 문제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 5분께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여한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MK-82 폭탄 8발을 민가에 오폭했다. 1번기 조종사가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데 이어, 2번기 조종사가 동시발사 전술훈련 절차에 따라 오류를 인지하지 못하고 폭탄을 추가 투하한 것으로 군은 설명했다.
폭탄 8발의 폭발로 주택 2채와 성당, 상수도 시설, 트럭, 비닐하우스 등이 파손됐다. 부상자 15명은 포천의료원과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며, 56가구 중 30가구는 숙박이 불가능해 임시 거처를 제공받았다. 포천시는 재난대책본부와 통합현장지휘소를 설치해 긴급 복구에 나섰고, 경기도는 긴급생활안정비 지원 및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국가안보를 위한 지역민의 희생이 75년간 이어졌음에도 불구한 참사”라며 연합훈련 중단과 전면적 보상을 요구했다.
사고 발생 후 군의 대응도 지적받았다.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즉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여야 정치권은 오폭 이후에도 실사격 훈련이 계속됐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재철·곽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