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자존감 낮추고 주식수익률에도 악영향 가능성

2025-03-10 13:00:05 게재

전통적인 환경 오염은 물론

경제·심리적 문제에도 영향

대기질에 따라 사람의 자존감이 달라지고 주식투자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 어떨까. 대기오염 문제는 환경오염은 물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부분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대기질 문제는 오염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저감하는데 국한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일 국제학술지 ‘청정 공학 및 기술(Cleaner Engineering and Technology)’의 논문 ‘대기오염이 소비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리뷰(The effect of air pollution on consumer decision making: A revi-ew)’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건강 위험에서부터 △감정 변화 △일상 습관 변화 △개인 및 그룹 소비 행동까지 광범위했다. 대기오염은 소비자의 심리·생리적 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양한 소비 행동 변화로 이어졌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 논문은 대기오염이 소비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문헌 고찰 방식을 택했다. 스코퍼스(Scopus) 등 여러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20년 11월까지 출판된 관련 문헌들을 확인했다.

이후 자극-유기체-반응(S-O-R) 이론 등을 활용해 환경적 자극인 대기오염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자극-유기체-반응 이론은 대기오염을 외부 자극으로 간주하고 이것이 소비자의 인지·감정 상태에 미치는 영향과 행동 반응을 분석하는 것이다.

분석결과 대기오염은 투자자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 주식시장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등지에서는 대기오염과 주식수익률 간의 부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미국 시장의 경우 대기오염 정도가 평균보다 일정 수준(1 표준편차) 더 심해질 때마다 주식시장 수익률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중국에서도 대기오염이 주식수익률을 낮추고 변동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터키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이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대기오염이 주식 거래량과 변동성을 감소시키고 유동성을 증가시킨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들도 있다. 환경친화적인 기업의 경우 대기오염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대부분의 연구가 중국과 일부 서구 국가에 집중돼 다양한 지역적 맥락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기오염이 금융시장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기오염에 따른 영향을 보다 다각도로 살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조정하는 일을 고려해 볼 만하다.

성별 혹은 취약계층 등 특성에 따라 세분화된 대응책을 고민하는 건 기본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의 논문 ‘대기오염(PM10)이 정신 건강 및 웰빙에 미치는 영향: 독일 대표 표본 연구(Examining air pollution (PM10), mental health and well-being in a representative German sample)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농도가 짙어질수록 여성의 자존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이 연구는 독일 성인 30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다변량 선형 회귀 분석으로 PM10과 정신 건강 결정요인 사이의 관계 분석하기 위해 독일 환경청(UBA)의 2006년 PM10 자료 등을 활용했다.

또한 △스트레스 회복력(회복력 척도(RS-11)) △우울증(환자 건강 설문지(PHQ-2)) △불안(일반 불안장애 척도(GAD-2)) △자존감(Rosenberg 자존감 척도(RSES)) 등을 측정도구로 사용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 정도가 낮을수록 △삶의 만족도 △자존감 △스트레스 회복력이 높았다. 연간 미세먼지 오염 정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0.34점 감소했다. 또한 성별 특정 분석에서 미세먼지와 스트레스 회복력의 관계는 남녀 모두에서 유사했다. 미세먼지와 불안이나 우울증과는 유의미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이 연구는 지역적으로 제한된 미세먼지 측정소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활용하는 등 개인의 실제 노출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동일 지역에 살더라도 사람에 따라 미세먼지 노출이 다를 수 있는데 이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연구에서 확인된 영향은 적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독일 전체 인구와 보건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며 “여성과 같이 대기오염에 더 민감한 집단을 위한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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