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비성수기 이례적 흑자 왜?
판관비↓ 빙과수출 ↑
4분기 영업익 6억원
‘매년 적자’ 공식 깨
빙그레가 변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를 냈다.
최근까지 4분기는 해마다 적자를 내는 비성수기였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절감 효과에 마진(원가와 판매가 차이)이 높은 빙과류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4분기 적자 징크스(액운)도 깨질 모양새다.
10일 유통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연결기준) 빙그레 매출액은 2909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7% 늘었고 영억손익은 흑자로 돌아선 셈이다.
빙그레는 2023년 4분기 122억원어치 영업손실을 냈다.
빙그레가 비성수기인 4분기에 영업이익을 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증권가 평가다. 빙과업체 특성상 해마다 4분기는 적자였기 때문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은 당초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웃돈 수치”라며 “매출 원가율이 71.8%로 지난해와 유사했지만 급여와 광고선전비 등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 빙그레 판매관리비(판관비)는 4.8%p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마진이 큰 해외빙과 수출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 수출 포함 빙과 매출액은 이기간 10% 넘게 증가했다.
빙그레에 따르면 연결 대상 종속 기업인 해태아이스크림 매출은 262억원으로 5.8% 줄었지만 미국과 베트남 법인 매출은 각각 53.5%, 89.2%나 급증했다.
중국 법인도 9.9% 증가하는 등 해외엔 호실적을 올렸다.지난해 빙그레 빙과류 해외 매출 비중은 12%로 1년새 1.5%p나 늘었다.
한편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등 유럽시장으로 ‘식물성 메로나’ 판로를 확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빙과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럴 경우 빙그레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4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빙그레 목표주가를 9% 상향조정한다”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했고 올해도 수출 호조와 비용 효율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