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주 입성에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13배 급증

2025-03-25 13:00:16 게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거래 종목 350개로 확대

첫날 하루에만 프리마켓에서 50분간 ‘VI’ 25회 발동

주가 급등락에 변동성 확대…시스템 안정 유지 과제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 4주 차 첫날 거래대금이 2조원에 육박하며 전 거래일 대비 13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형주가 입성하면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24일 하루에만 변동성 완화장치(VI)가 25회 발동되는 등 주가 급등락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여부 감시와 시스템 안정성 유지가 주요 과제로 대두된다.

24일부터 넥스트레이드 거래 종목이 기존 110개에서 350개로 확대됐다. 사진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직원이 현황판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프리마켓에서 현대차 7% 급등= 25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트 프리마켓에서 현대차 주가가 7% 넘게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분 현재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현대차는 전날 정규장 종가 대비 7.28% 오른 22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1730주다.

같은 시각 기아 또한 전일대비 4.86% 오른 10만3500원, 현대모비스는 2.86% 오른 28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각각 1만6921주, 1654주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날 새벽에 전해진 소식에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먼저 현대차그룹 거래를 시작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4주 차를 맞아 코스피 상장사 145종목, 코스닥 상장사 95종목이 추가되면서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의 거래가 모두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루 거래대금 2조원 육박 =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전일 총 거래대금은 1조9376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전거래일 대비 13배 증가한 금액이다. 정규시장(오전 9시~오후 3시20분) 거래대금은 1조6540억원으로, 지난 21일 거래대금 1314억원에 비해 12.5배 급증했다. 한국거래소 전체 상장사(약 2700종목) 거래대금의 13.6% 수준이다.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에서도 거래량 276만5758주, 거래대금 1308억원을 기록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애프터마켓에서는 거래량 305만9527주, 거래대금 1526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가 가능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네이버 KB금융 등 주요 대형주를 모두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 한화오션 HD현대일렉트릭 기아 등 올들어 개인 순매수 순위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종목도 매매 체결이 가능하다. 코스닥시장에선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을 포함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HLB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추가됐다. 350개 종목의 합산 시총은 지난 21일 기준 총 2094조8957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2537조4915억원)의 82.6% 규모다. 증시 대표주가 곳곳에 포진한 만큼 최근 1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던 대체거래소의 일일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는 31일엔 종목 수가 800개로 늘고 대량·바스켓 매매도 시작한다.

이날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은 2224억원으로 집계됐다. HLB는 1784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504억원, 현대차 612억원, 한화오션 563억원이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 507억원, SK하이닉스 504억원순으로 나타났다. 상위종목 9개 중 코스닥 종목은 HLB(2위)와 알테오젠(6위) 2개 종목이다.

◆거래 종목 확대 따라 VI 발동 횟수 증가 = 거래 종목 수가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거래 종목 확대에 따라 VI 발동 횟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ATS가 개장한 3월 첫째 주(4~7일)에는 발동 횟수가 4회, 둘째 주에는 5회에 그쳤지만 셋째 주에 56회 VI가 걸렸고 이날에는 50분간 총 25회의 VI가 발동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단 50주 주문으로 1만4500원(6.73%) 떨어진 20만1000원에 거래되면서 시가총액이 약 10조5583억원 증발했다. SK하이닉스 오전 8시, 8시 2분에 각각 VI가 발동됐다. 넥스트레이드의 VI는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VI 발동 시 한국거래소는 단일가로 매매를 하는 반면 대체거래소에서는 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2분 뒤에 거래가 재개된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의 경우 장중 매매 호가가 3%, 그 밖의 종목은 6% 이상 변동할 때 VI가 발동한다. 적은 거래량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며 시장 변동성 우려가 커지자 금융 당국과 거래소는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집중감시하기로 했다.

◆1주에 상한가·하한가 체결되기도 = 최근 거래에서 비정상적 가격 변동이 잦아진 점도 문제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프리마켓 최초가격이 단 1주에 의해 상·하한가로 체결된 사례가 총 14종목 18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유동성이 부족한 시간대를 이용해 적은 수량으로 상한가 또는 하한가를 형성하려는 고의적 주문으로 확인돼 경고 조치가 이뤄졌다. 유사한 행위가 반복되는 경우 해당 투자자의 주문은 수탁이 거부될 수 있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경영전략본부장은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해당 정보를 공유하고, 프리마켓의 호가 체결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시세 모니터링과 전산 점검을 철저히 해 거래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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