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물역사관 보고서 수정 논란

2025-03-27 13:00:10 게재

시-의회, 초안공개 마찰

시 “신뢰할 수 없어 뺐다”

광주광역시와 시의회가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 및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물역사관)’ 설계공모 기술검토보고서 초안 공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27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귀순(민주당·광산4) 광주시의원은 지난 14일에 이어 18일에도 물역사관 당선작 선정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초안과 함께 수정본, 최종본 등을 요구했으나 광주시는 초안을 뺀 채로 제공했다.

물역사관 조성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광주 동림동 영산강변 일대 7만9000㎡ 부지에 총 사업비 298억여원을 들여 체험시설 등을 만드는 강기정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지난해 11월 17억원 규모 국제 설계공모를 실시했고 지난달 A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으나 건축법 위반 논란 등이 불거졌다.

논란이 된 초안은 지난달 18일 광주시 요구로 작성됐고 광주시는 이를 토대로 발주부서 의견을 담은 수정본을 만들었다. 수정본은 지난달 19일 설계공모를 총괄 관리하는 운영위원회에 제출됐고 운영위원회 의견을 반영한 최종본이 다음날 당선작을 선정하는 심사위원회에 제공됐다.

기술검토보고서는 ‘법규 관리 및 설계 지침’ ‘질의 및 답변 반영’ 등 모두 60여개 점검 항목을 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응모에 참여한 5개 업체 설계도서의 문제점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당선작 선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다. 3개의 보고서 중 수정본과 최종본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광주시가 작성한 수정본은 당선작의 문제를 지적한 초안을 수정한 내용이다. 특히 초안(14번)은 건축법 위반 논란이 있는 연면적을 ‘미준수와 X’로 기록한 반면 수정본은 이를 삭제했다. 또 공모지침 위반 논란이 불거진 주차장(23번)에 대해 ‘X’ 표시를 했지만 수정본은 ‘X’를 뺐다. X는 공모지침 미준수 의미다.

광주시는 “초안에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 있어 공모 관리업체와 협의를 통해 수정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업체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귀순 시의원은 “여러 가지 의구심이 있어서 초안을 비롯한 기술검토보고서 등을 요구했다”면서 “뭔가를 감추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초안은 공문이 아니며 일부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 있어 수정본과 최종본만 의회에 제출했다”면서 “초안 수정을 위해 관리업체와 통화했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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