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집사를 찾습니다

2025-04-10 15:48:20 게재

용산구 입양 지원사업

서울 용산구가 재개발과 도시정비사업으로 갈 곳을 잃은 길고양이에게 ‘집사’를 연결해준다. 용산구는 길고양이를 보호하고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민관 협력으로 입양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용산구에는 한남뉴타운처럼 재개발 지역이 많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루어질 경우 길고양이는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이동을 유도하기가 어렵다. 인근 주택가에도 이미 서식 중인 길고양이가 있어 이동해도 정착이 쉽지 않다. 정부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원래 서식지에 다시 방사하는 방식이다. 구는 해법으로 입양 지원을 택했다.

용산 길고양이 입양
용산구가 대규모 개발사업지역에 방치된 길고양이를 입양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 사진 용산구 제공

기존 중성화와 달리 입양이 예정된 길고양이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혈액 전염병 검사를 비롯해 구충 백신접종 동물등록까지 진행한다. 길고양이 입양처가 확보되면 포획한 뒤 동물병원에 인계해 각종 수술과 검사를 하고 구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길고양이 돌봄시민과 동물병원이 함께한다.

구는 올해 100마리에게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줄 계획이다. 구는 “길고양이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고 관련 민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길고양이 돌봄시민이 참여함으로써 주민간 갈등을 완화하고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용산구는 지난해 11월 동물보호조례를 개정해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한남3구역 내 20곳에서 운영 중이다. 동시에 길고양이 서식지를 구역 밖으로 유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입양 지원사업은 길고양이는 물론 길고양이 돌봄시민과 불편을 겪는 주민들까지 고려한 사업”이라며 “주민과 동물이 공존하는 행복한 용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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