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한미 협상”…“트럼프와 직접 소통”

2025-04-15 13:00:33 게재

‘대선차출설’ 한덕수, 몸집 키우기?

헌법재판관 지명 이어 외교분야 존재감 강조

“트럼프 대통령, 상세한 설명 매우 만족해 해”

출마 여부엔 여전히 ‘침묵’ … 홍준표 “비상식”

‘한덕수 대선 차출설’이 정치권을 달구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미국과 통상 협상에 전면에 나섰다. 국가원수의 권한으로 분류되는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데 이어 자신의 강점으로 분류되는 통상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이 뒤따른다.

한 권한대행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아마 하루 이틀 사이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해서 한미 간에 화상 회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모든 분야에서 한미간에 협상 체계를 갖추고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 내용을 도출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통화한 후 한국 등에 90일간 상호 관세 적용을 유예하고, 스마트폰·컴퓨터를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국과 성실하게 앞으로 서로 윈윈하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를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서 해결점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한 권한대행이 자신의 권한을 적극 행사하며 통상 문제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해 정치권에선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미 상호관세 협상 테이블의 첫 의제가 하필 기존 정부들이 난색을 표해왔던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 권한대행이 자칫 외교성과를 위해 졸속 협상을 할 경우,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자원 외교’가 실패로 끝난 것처럼 대규모 국비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관련해서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자 모든 행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국민적 합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문제다. 이미 한 권한대행은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지명을 강행하면서 민주당 등으로부터 ‘직권남용’으로 고발된 바 있다. 상호관세 문제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정당성 약한 대행 정부가 주요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한 권한대행이 확실하게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어떤 행보를 하든 정치적 해석이 따를 전망이다. 최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한 권한대행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보수진영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선 한 권한대행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출마를 촉구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5일 경선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대행이 대선에 나오는 것은 비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차염진·김형선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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