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동암초 학생 지원, 개인역량 넘어 학교 시스템으로 해결
지속 가능한 통합지원체계 학교 변화 이끌어
학교현장에서 학생지원 칸막이 걷어내는 효과적 모델
인천동암초등학교(교장 인경훈)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선도학교 운영사례는 학교 현장의 학생 지원이 개인 교사의 역량을 넘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학생들의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통합적 접근보다는 단편적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동암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학교의 기존 지원체계를 재구조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협력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은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성공 여부가 결국 학교 내 협력 시스템의 구축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는 이미 전문상담교사, 교육복지사 등 다양한 지원인력이 배치되어 있지만 각자 분절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동암초의 사례는 이러한 전문인력과 자원이 학교내 연계・협력 시스템 내에서 학생에 맞춰 유기적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을 보여준다.
◆통합지원의 핵심, ‘업무’ 아닌 ‘시스템’ 중심 운영 = 인천동암초 사례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업무 중심이 아닌 시스템 중심의 접근법이다.
남궁정 교사는 “학기 초 전 교직원 연수를 통해 통합지원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기존의 전문상담교사와 교육복지사의 역할을 중심으로 부장교사를 통해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팀을 구성했다”고 16일 설명했다.
초기에는 통합지원을 새로운 업무로 인식해 기존 업무와 분리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많은 학교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진혜 교육부 학생맞춤통합지원과 과장은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은 새로운 사업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분절된 지원체계가 학교 내외의 협력을 통한 통합지원체계로 개편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동암초의 사례는 이러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보여준다. 교장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 중심이 아닌 시스템 중심”으로 운영해야 지속가능하다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진 점이 중요하다. 명확한 기준과 구체적인 회의록 작성을 통한 역할분담의 명확화는 다른 학교에서도 참고할 만한 방식이다.
◆효율적인 회의 운영, 지속가능성의 열쇠 = 통합지원체계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협의체의 효율적 운영에 달려있다. 인천동암초가 개발한 회의 운영 방식은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학생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상시회의, 정기회의, 컨설팅회의로 구분된 체계와 사안별로 15분씩 시간을 정해 필요한 구성원만 참석하도록 한 회의 방식은 현장 적용성이 높은 모델이다.
학교 현장에서 회의는 종종 형식적이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어 교사들의 피로감을 가중하는 요인이 된다. 인천동암초의 회의 운영 방식은 최소한의 시간 투입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학생 지원이 가능하게 한다.
인천동암초의 통합지원 체계는 학생들의 학교 적응력 향상, 정서적 안정 증진 등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학부모와의 소통이 활발해져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교육부는 2023년 전국 96개 학교를 시작으로 2025년에는 436개 학교를 선도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동암초와 같은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학교 현장의 학생지원 시스템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