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아들” “노무현의 계승자” 민주 경선 후보들, 영남 표심 구애
이재명 “위대한 성취의 순간마다 중심에 늘 영남”
김경수 “영남 지켜주신 덕분에 세 번의 민주정부”
김동연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 이루겠다”
20일 울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두 번째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들은 각자의 연고를 강조하며 영남권 표심에 호소했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후보
이재명 후보는 합동연설에서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 주신 영남의 큰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동토에서 독립운동하듯 민주당을 지켜온 여러분이 바로 민주당의 든든한 뿌리”라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영남권을 지켜온 당원과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2.28 민주 의거, 3.15 마산의거, 부마항쟁, 산업화 성과 등을 거론하며 “위대한 성취의 순간마다 그 중심에 늘 영남이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주도한 영남이 앞장서면 우리가 세계 표준이 되는 진짜 대한민국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인 균형발전을 토대로 김경수 후보님의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 등의 공약을 거론하며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도시’로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선 “이차산업 벨트와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면서 “대구·경북이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면 대한민국 산업화의 요람이라는 옛 명성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지지자와 악수하는 김경수 후보
전 경남도지사였던 김경수 후보도 자신을 “영남의 아들”이라고 칭하며 영남 표심에 구애했다.
김 후보는 꿋꿋이 버텨온 영남권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터 연설’을 상기시키며 “우리 영남 당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보았던 공터와 벽을 늘 마주하고 있다”면서 “저도 경남에서 두 번 낙선했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그 희망 하나로 묵묵히 버텨왔다. 그것이 노무현, 김경수, 영남권 당원동지 여러분의 마음 아니겠느냐”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여러분들이 영남을 지켜주신 덕분에 세 번의 민주정부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그 길을 김경수가 걸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영남의 어느 도시나 지역을 가더라도 수도권처럼 대중교통만으로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부산·창원·울산을 잇는 순환철도망 등 광역교통망 등을 제시했다. 또 김 후보의 제1공약인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눈 5대 권역별 메가시티를 제시하며 “그래야 수도권도 살고 지방도 함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하는 김동연 후보
김동연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가발전전략 ‘비전2030’을 만들었던 기억을 소환하며 “노무현의 계승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못다 이룬 꿈, 복지국가의 꿈, 국가균형발전의 꿈 이룰 자신이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 부채의 계승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정부에서 일했던 경험도 내세웠다. 김 후보는“김대중 대통령님으로부터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을, 노무현 대통령님으로부터 ‘희생과 결단’의 리더십을, 문재인 대통령님으로부터 ‘정직과 품격’을 배웠다”면서 “배운 것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제통’으로서 경력과 능력을 강조하며 “경제부총리 때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 마주했다”면서 “트럼프에 맞서 국익을 지켜낼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개헌론도 재점화했다. 김 후보는 “개헌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겠다.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제대연정’을 언급하며 “대기업은 일자리, 노동자는 유연화, 정부는 규제개혁, 3자가 서로 주고받는 ‘3각 빅딜’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남권 합동연설회서 인사하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울산=곽재우 김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