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지속가능한 유통가 ‘지구 구하기’

뷰티·식품업계 ‘기후 감수성 소비’ 띄운다

2025-04-22 13:00:30 게재

퓨젠바이오 세포랩 화장품 공병 상시 수거 … 오비맥주 바른 캔 분리배출 유도 숏폼 공모

내셔널지오그래픽 광릉숲동식물 담은 패션 … 풀무원샘물 플라스틱 59% 줄이고 할인판매

유통가가 ‘소소’ 하지만 오래갈 ‘지구 구하기’ 에 나섰다.

당장 다 쓴 화장품 용기 무료 수거 후 상품권을 준다. 캔 용기를 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과정을 담은 숏폼(짧은동영상)을 공모해 경품은 물론 기부금까지 후원한다. 친환경 제품 구매 땐 일단 할인부터 해준다. 환경보전 메시지를 담은 재활용 친환경 소재 의류는 이제 넘쳐날 정도다.

각자의 개성과 창의적인 방식으로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지구의 날’에만 하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다. 일상이 된지 오래다.

‘기후감수성’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탓이다. 기후감수성이란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뜻한다. 현명한 소비자들이 기업들까지 지구살리기에 동참시켰다는 얘기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뷰티·식품·패션업계를 중심으로 ‘기후감수성’소비 확산에 맞춘 친환경 판촉행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지구의 날인데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국제 환경기념일이다. 1970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공병수거 캠페인 포스터 사진 세포랩 제공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기록적 폭염과 올초 대형 산불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기후위기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나 먼 미래 이슈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며 “기후감수성은 기업이 고객과 끈끈한 ‘라포'(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매우 효율적인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퓨젠바이오 바이오 화장품 브랜드 세포랩은 ‘공병 수거 에코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상시 진행한다.

세포랩에 따르면 다 쓴 ‘세포랩 바이오제닉 에센스 90%(155밀리리터)’ 유리병 용기를 반환하면 1만원권 백화점 상품권(공병 4개)을 준다. 회수한 공병은 재활용 유리 소재로 순환시키는 자원 재활용 캠페인이다. 세안 후 제일 먼저 바르는 ‘퍼스트 에센스’로 유명한 세포랩 바이오제닉 에센스는 2023년부터 지난해말까지 1000억원어치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용기 디자인과 포장재도 친환경이다. 유리병에 별도 상표없이 세포랩 로고만 양각으로 각인하고 뚜껑 크기도 최소화했다. 포장 상자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와 상품에 부여되는 FSC인증 받은 친환경 재생용지로 만들었다.

캔크러시 챌린지 캠페인 사진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알루미늄 캔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방법을 알리기 위한 ‘캔크러시 챌린지(도전)’를 하고 있다.

알루미늄 캔은 그대로 버리면 이물질이 들어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캔을 최대한 압축·분리 배출해야 한다.

다 마신 알루미늄 맥주캔을 발로 밟아 찌그러뜨린 후 분리배출하는 모습을 10초 이내 영상으로 촬영한 뒤 오비맥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된다. 오비맥주는 내부 심사를 통해 우수작을 선정한다. 선정된 소비자에겐 배달의민족 10만원 상품권(3명) 5만원 상품권(3명) 카스 레몬 스퀴즈 0.0 1박스(10명) 커피 쿠폰(무작위 추첨)을 증정한다. 오비맥주는 지구의 날을 맞아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탄소저감에 참여할 수 있는 ‘밸런스 게임’ 댓글 행사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운영한다. 오비맥주는 캔크러시 챌린지와 댓글 행사에 참여하면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참여 개수당 1000원씩 기부금을 후원한다.

국립수목원 협업 의류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제공

의류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최근 국립수목원과 함께 광릉숲 대표 동식물 5종을 새긴 패션제품을 선보였다.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에 서식하는 대표 희귀 동식물인 미선나무 구상나무 서어나무 장수하늘소 울릉솔송을 그래픽 디자인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티셔츠부터 반팔 모자 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 제품 모두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리젠 소재를 활용했다. 환경 보전이란 메시지를 담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앞서 2023년부터 에코티어링 프로그램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키즈탐험대’를 반기마다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연을 탐구하며 환경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투오 미니 워터팩’ 할인 행사 사진 풀무원샘물 제공

풀무원샘물은 친환경 파우치(손가방) 형태 먹는 샘물 ‘풀무원투오’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투오 미니 워터 디스펜서’를 구매하면 네이버페이 10만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또 구매 즉시 사용할 수 있는 5%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지난해 6월 선보인 ‘풀무원투오’는 새로운 음용 방식을 제안하는 풀무원샘물 브랜드다.

비닐 파우치 형태의 먹는샘물 ‘투오 미니 워터팩’과 워터팩 전용 ‘투오 미니 워터 디스펜서’로 구성했다. ‘투오 미니 워터팩’은 기존 페트병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59%나 줄일 수 있다. 물만 마셔도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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