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금형 퇴직연금’ 논의 시동…공약 채택 주목

2025-04-24 13:00:09 게재

한정애 김태년 의원·민주연구원 등 공동주회 토론회

“퇴직연금 수익률 연 2%대 수준 … 제도개편 필요”

400조원 수준의 퇴직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제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치권이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퇴직연금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금형 퇴직연금’ 토론회를 공동주최하며 논의 첫발을 뗐다.

23일 한정애 김태년 의원과 민주연구원 등이 공동주최한 ‘노후 소득 강화를 위한 퇴직연금 개선방안’ 토론회에선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의원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여전히 낮고 연금화 비율도 저조해 본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향후 10년 이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이야말로 제도 정상화를 위한 핵심적 이정표가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 등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최근 5년 기준 평균 수익률은 연 2.35%다. 이는 낮은 수익률로 비판을 받곤 하는 국민연금 평균 수익률이 6~7%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거론되는 대안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다. 현재 퇴직연금은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사업자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이를 전문가가 통합 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개인에게 자산운용을 맡기는 대신 가입자의 적립금을 모두 모아서 전문 자산운용기구가 퇴직연금을 관리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김태년 의원은 “OECD가 권고하는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0~3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12%에 불과하다”면서 “계약형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연금 수령 방식의 확대,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공적 기관의 참여 등 다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현행 퇴직연금의 문제가 한둘이 아니어서 당내에서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집권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선후보가 결정된 후에는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한 대선 공약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의 노후소득보장체계(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중 퇴직연금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거의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고 중도인출과 해지가 잦은 데다 수익률이 극히 낮다는 점을 꼽았다.

김 교수는 “퇴직연금 수익률 높이기는 계약형을 유지하는 한 불가능하다”면서 “기금형을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