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기지사 대결, 이변은 없었다

2025-04-28 13:00:41 게재

이재명 전 대표 수도권서 91% 넘어

현직 김동연, 호남보다 득표율 낮아

‘도정 복귀’ 김 지사 두고 평 엇갈려

이변은 없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마지막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전·현직 도지사가 맞붙었지만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김경수·김동연 후보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강원·제주)에서 91.54%의 압도적 득표율로 대통령 후보가 됐다.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선전을 기대했던 김동연 후보는 현직 경기지사 프리미엄도 살리지 못했다. 2등 성적표를 받아들고 경기도정에 복귀하는 김동연 지사를 두고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는 평과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27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재명 전 대표를 최종 선출했다. 반면에 이날 수도권 당원 투표결과를 보면 김동연 후보는 현직 경기지사의 프리미엄을 살리지 못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에서 5.46%를 얻어 영남권(3.26%)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지사는 충청권에서 7.54%, 호남권에선 7.41%를 각각 득표했다. 경기도 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지사에게 뼈아픈 결과다.

이는 김 지사의 향후 정치행보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선 김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대선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친명계 인사들의 차기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김 지사가 다시 도지사 공천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도 그렇지만 김 지사에 대한 당원들의 분위기는 차갑기만 하다”며 “이대로라면 재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번 대선에서 김 지사는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 김 지사와 김경수 후보 모두 27일 마지막 경선 유세에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더 크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선대위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김 지사는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지사직을 유지하고 대선 경선에 뛰어든 김 지사는 28일 오후 2시 경선 캠프 해단식을 한 뒤 도지사 업무에 복귀한다. 2등 성적표를 받아들고 대선 여정을 마친 김 지사에 대해 경기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평가는 엇갈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지사가 제안했던 완전국민경선제가 무산되는 등 불리한 여건에서도 조직 동원 없는 캠프 운영, 네거티브 지양, 정책·비전 중심 경쟁으로 경선을 완주한 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이번 도전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부지사 정무수석 등 고위직까지 사표를 내고 경선에 올인하는 모습은 도민들에게 ‘도정보다 대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 한 경기도의원은 “‘반명(반이재명)’ 인사들을 줄줄이 영입했는데 의회와 협력 등 제 역할은 못하고 김동연 대선행에만 역할을 한 셈”이라며 “결과적으로 차기 도지사직 등 당내 입지를 굳힌 것도 아니어서 득보다 실이 많은 선거였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김경수 후보님과 함께 아름답게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왜 경선에 나서냐’라는 냉소에도 담대하게 임했던 것처럼 정면돌파의 자세로 정치하겠다”고 밝혔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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