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모아 서울 강남 아파트 사려면 ‘74년’

2025-04-28 13:00:36 게재

경실련 조사, 강남 5년 늘고 비강남 4년 줄어

“강남 유주택자, 서울 외곽 서민 양극화 심화”

노동자의 ‘서울 아파트 장만’ 희망이 윤석열정부를 거치는 동안 강남에선 5년 멀어지고 비강남에서 4년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 이른바 ‘강남 아파트’ 값만 올랐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8일 발표한 ‘윤석열정부 임기 중 서울 아파트 시세’ 분석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22년 5월~2025년 4월까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30평형, 99㎡ 기준) 평균 시세(KB부동산 기준)는 26억2000만원에서 30억9000만원으로 4억7000만원(18%) 올랐다. 반면 비강남 22개구 아파트는 11억6000만원에서 10억7000만원으로 9000만원(7%) 떨어졌다.

이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연 3800만원~420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숨만 쉬고’ 월급을 모아 아파트를 매입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산출한 결과 강남-비강남 격차는 39년에서 48년으로 9년이 더 벌어졌다.

강남 아파트의 경우 2022년 5월 69년에서 그해 말 62년으로 줄었다가 2024년 70년, 올해 4월 74년으로 길어졌다. 반면 비강남 아파트는 2022년 5월 30년에서 올해 4월 현재 26년까지 짧아졌다.

경실련은 “강남 유주택자는 엄청난 불로소득을 거두는 반면, 임금이 낮은 서민계층은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는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비강남 아파트는 시세 변동률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2월까지 강남 아파트는 10%, 비강남 아파트는 8%가 하락했다. 강남 아파트 하락세가 컸다. 그런데 이후 비강남 아파트 시세는 계속 하락한 데 비해 강남 아파트는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가 비강남까지 견인했다. 강남 아파트의 상승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빨라져 2025년 4월 강남-비강남 아파트 변동률 격차는 25%로 벌어졌다.

경실련은 조기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을 향해 △윤정부의 집값 부양정책(매입임대, 재건축 활성화 등) 전면 재검토 △부동산 부양정책 공약 즉각 폐기 △후분양제·개발이익 환수제·공공택지 매각 금지,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 등 공약을 촉구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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