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불 진화 공신 수리온·금호강

2025-04-30 13:00:40 게재

야간진화·신속담수 가능

도심형산불 조기 진화

함지산 산불의 진화의 일등공신은 수리온 헬기와 금호강이었다. 야간진화와 신속한 담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대구 함지산 산불을 진화 중인 헬기 지난 28일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 산불 진화에 동원된 헬기들이 29일 오전 금호강에서 담수하고 있다. 사진 최세호 기자

3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2시쯤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7m의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확산됐다. 이날 오후 3시 50분에 산불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오후 6시에는 최고 수준인 3단계가 됐다. 산불이 민가 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가소방동원령도 내려졌다.

이날 산불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된 도심의 산에서 발생해 자칫 대형재난으로 번질 수 있었다. 일몰 직전인 오후 6시까지 진화율은 19%에 그쳤다. 대구시는 야간에는 헬기운항이 제한돼 주간에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 ‘수리온’ 헬기 2대가 야간 진화에 투입됐다. 수리온 헬기는 이날 밤 8시부터 11시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총 3만6000ℓ상당의 물을 집중 투하했다. 이 덕분에 29일 오전 4시에는 진화율이 60%까지 올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수리온 헬기는 야간투시경과 센서 등을 갖춰 야간에도 활동이 가능하다. 산불발생지역 인근에 공중안전을 위협하는 시설이 없어 야간진화에 수리온을 투입할 수 있었다.산림청은 2018년부터 3대의 수리온 헬기를 운영 중이다.

대구 도심을 끼고 흐르는 ‘금호강’도 조기 진화에 한몫했다. 산불발생지와 인접해 있어 진화용 헬기가 신속하게 담수를 할 수 있었다. 29일 새벽 5시부터 수십대의 헬기가 금호강 산격대교와 무태교 사이 구간에서 동시에 담수해 10여분 만에 산불현장에 살포했다.

이날 새벽 60%대에 머물던 산불 진화율은 불과 4시간만인 오전 8시쯤에는 82%까지 올랐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최세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