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경림 시인 추모 1주기 걸개시 전시회 개최

2025-05-06 11:56:22 게재

동국대학교(총장 윤재웅)는 오는 31일까지 교내 팔정도에서 신경림 시인을 추모하는 시를 모은 ‘걸개시 전시회’를 개최한다. 동국대 출신 문인 단체인 동국문학인회와 동국대 문과대학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2024년 5월 22일에 작고한 고 신경림 시인을 추모하는 1주기 행사로 기획됐다.

전시 작품들은 평소 신경림 시인과 친분이 있던 시인들과 동국대 출신 후배 시인인 정희성, 도종환, 이재무, 박형준, 함명춘, 박판식, 박소란, 유계영 시인 등 40여명의 추모시이다. 전시된 작품은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라라는 제목의 시화집으로 5월 1일 출간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신경림 시인의 친필시 ‘초원’을 걸개시로 제작한 작품을 비롯한 대표작들과 함께, 곧 출간될 유고시집에 실릴 작품 세 편이 함께 전시된다. 시 ‘초원’은 평소 친필시를 남기지 않는 신경림 시인이 후배 시인 모씨가 ‘하도 졸라대서’ 써 준 작품이다. 전시된 친필시 구절 중에 “전생의 꿈만 같이 아득해서”가 “전생의 꿈만 같이서아득해서”로 잘못 쓰인 것이 오히려 인상적이다.

또한 2015년 친필시를 써 줄 당시에는 건강이 나쁘지 않았던 시인이 마치 생의 말년을 예감하듯이 적은 내용이라, 시의 의미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동국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신경림 시인은 시집 ‘농무’로 제1회 만해문학상을 받은 이후 90년대 후반까지 대표적인 ‘민중시인’으로 평가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시 세계의 폭이 더욱 넓어져, 초기 시의 서정성을 더욱 깊게 완성하는 동시에 21세기적인 상황 속에서의 시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개인적 체험과 한국의 근대사가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함축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미발간 유고작 상당수는 짧은 단형의 서정시로 완성도가 높고 시인의 사람과 인정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잘 드러나 있다. 이 유고 시집은 5월 초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 외에도 신경림 시인에 대한 다양한 추모 행사가 5월 중 거행될 예정이다. 오는 5월 15일에는 동국대 주관의 ‘신경림 시인 유고 시집 출간 기념 및 추모 1주기 문학제’가 교내 중앙도서관 전순표세미나실에서 열린다. 또 신경림 시인의 고향인 충주 일원에서 동국대와 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신경림 시인 1주기 추모 신경림 문학제’ 및 충주시 탄금호 일대에서 동국대가 주최하는 ‘신경림 시인 추모 걸개시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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