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과 데이터동아리

도서관, 대학과 함께 데이터로 혁신하다

2025-05-08 13:00:03 게재

지역 학생들, 데이터 분석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안 … 실제로 이용자 증가세 나타나

공공도서관에서는 하루하루 대출반납 기록, 프로그램 참여자 수, 입관 인원 등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된다. 그러나 사서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데이터 분석 동아리 D.A.L(Data Analytics for Libraries)은 이를 지원하고자 나섰다. 동아리 D.A.L은 지역 공공도서관과 손잡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비스 개선을 제안하는 활동을 펼친다.

7일 방문한 인천광역시교육청주안도서관에서는 데이터 분석 회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곽미혜 관장, 조진미 독서문화팀장을 비롯한 도서관 직원들과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동아리 D.A.L 소속 학생들, 동아리 지도교수인 김규환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함께했다.

김은솔 학생은 “지난해 도서관 및 인근 지역사회 데이터 분석 결과, 10대와 20대의 도서관 방문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과 20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제안했다”면서 “이에 따라 10대와 20대의 이용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7일 방문한 인천광역시교육청주안도서관에서 곽미혜 관장, 도서관 직원들과 김규환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동아리 D.A.L 소속 학생들이 데이터 분석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학생들의 관점, 새로운 활력” = 주안도서관은 재개발 지역 내에 위치해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이용자 특성 파악이 중요한 과제였다. 동아리 D.A.L은 연령별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청소년층과 청년층의 낮은 이용률을 도출했고 이에 기반해 진로 탐색 특강과 직업 관련 도서 전시를 제안했다. 동아리 D.A.L의 제안을 반영해 주안도서관은 여행작가 특강 등 중학생 대상 진로특강, 20대 취업 준비생 대상 도서 전시, 인기 작가와의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또한 올해 동아리 D.A.L은 연령별 다대출 도서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대출 도서 중 유사한 자료를 선별해 이용자에게 추천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곽 관장은 “학생들의 신선한 관점이 도서관 운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면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막연한 인식을 구체적인 가능성으로 전환시킨 좋은 계기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말 대비 올해 같은 기간 주안도서관 이용자는 12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진미 독서문화팀장은 “학생들의 데이터 분석 결과 덕분에 기존에 인식하지 못했던 이용자의 요구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청소년과 20대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도서관들과 데이터 분석 협력 = 동아리 D.A.L은 주안도서관 외에도 인천 지역의 인천교육청교육청서구도서관 청라호수도서관 미추홀도서관과도 협력해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 만족도 조사와 함께 대출 데이터 및 누리소통망(SNS)과 같은 소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서관 전시를 제안하는 등의 활동이다. 또한 인천대 부속 학산도서관과 협력해 빅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시설 이용 만족도, 프로그램 참여도 분석, 추천 도서 체계 개선안을 도출하고 이를 시각화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인천대 부속 학산도서관 전시 사진 동아리 D.A.L 제공

동아리 D.A.L 학생들은 도서관과 협의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을 수행한다. 수집 데이터는 도서 제목, 저자, 대출 횟수 등 도서 대출 데이터, 연령대 시간대 이용구역 등 입관 데이터로 구성된다. 또한 직접 관찰, 공공데이터 포털 및 지방자치단체 공개 데이터,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외부 데이터를 보완적으로 수집한다. 동아리 D.A.L 학생들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도서관 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해석 및 정책 제안을 하게 된다.

김수현 학생은 “이용자의 특성과 행동 유형을 데이터로 파악하고 그에 따라 부족한 서비스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분석의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수인 학생은 “추측으로만 존재하던 문제점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치로 나타나게 된다”면서 “이때 어떤 서비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과 지역사회 상생 = 동아리 D.A.L 활동은 학생들에게는 실제 도서관 현장의 문제를 데이터를 활용해 개선하는 경험을 쌓게 해준다. 도서관에는 학생들의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서비스 개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보다 개선된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는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도서관에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면서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분석을 강조하며 현장의 문제를 학생들이 실제 데이터로 풀어보게 함으로써 학문과 실무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 문헌정보학과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코딩에 대한 부담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AI의 지원을 받아 생성된 코드를 실행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AI에 자연어로 코드를 생성하도록 질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게 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은 데이터 분석 자체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이는 데이터 해석 능력 함양에 더 효과적”이라면서 “2025년 2학기부터 AI개론 과목을 신설하는 것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리 D.A.L의 활동은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이라는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실습 경험을 넘어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드는 시작”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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