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판 고비 넘겨…국힘 내분 점입가경

2025-05-08 13:00:26 게재

이재명, 경제단체장 간담회 등 민생행보

김문수-당 지도부, 격한 표현으로 언쟁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연기로 대선 전 사법리스크 고비를 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갖는 등 민생행보를 강화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제 단일화 시도를 중단하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 박범계 단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무소속 한덕수 대선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이재명 후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8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의에서 열리는 초청간담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경총 회장, 류 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후보 선대위에서는 이한주 총괄정책본부장, 진성준 정책본부장 등이 참석해 경제분야 대선공약을 소개하고 토론을 벌였다.

이 후보는 또 오후에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직능 단체장과 만나고 이후에는 경제 유튜버들과 함께 유튜브로 생방송을 함께할 예정이다. 9~10일에는 경북과 경남에서 ‘민심소통’ 활동을 재개한다.

7일 서울고법의 재판 연기 결정 후 전북 전주에서 이 후보를 만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근래 가장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선거법 파기환송심과 대장동 관련 재판 연기로 대선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민생·정책행보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민주당은 대선 이후 이 후보 관련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7일 대통령 당선 뒤 기존 재판을 중단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법사위에서 처리했다. 이 후보 측근으로 민주당 선대위 국가인재위원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은 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재판 진행과 관련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관련 논란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선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탄핵 추진에 대해선 신중론을 유지했다. 강공일변 대응이 입법권을 쥔 민주당이 사법부까지 흔든다는 반발 여론으로 번지는 것을 염려하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8일 당의 단일화 일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당은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단일화 논의가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김 후보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당 지도부가 밝힌 단일화 일정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금 진행되는 강제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분쟁으로 갈 수 있다”며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전날 ‘8일 양자 토론, 8~9일 여론조사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1주일간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 다음 주 수요일(14일) 방송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역제안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비판하면서 단일화 일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8일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가)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분이 우리가 생각해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세 번의 의원과 두 번의 경기지사, 그리고 노동부장관 역임한 우리 당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이명환·엄경용·김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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