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기준금리 또 동결
“관세 영향 불확실성 더 커져”
파월 “기다려 보자” 11번 반복
금리인하 재개 하반기로 밀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올해 3회 연속 동결했다. 미 연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물가상승 및 실업 위험이 더 커져 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다려 보자(wait and see)”라는 문구를 무려 11번이나 반복하는 등 신중론을 강조했다. 시장전문가들은 6월에도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리인하 재개 시점이 하반기로 밀렸다고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에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증가했다”며 “위원회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더욱 오를 위험이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라는 새로운 문구를 추가했다.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 발표와 유예 그리고 개별국가와의 관세 협상 등 각종 관세정책 불확실성을 강조했던 파월 의장의 발언이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연준 관계자들이 동시에 우려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업데이트된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지난 3월 5000포인트대에서 상호관세 발표 이후인 4월에는 7900포인트대로 한차례 더 폭등하면서 전례 없는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미 발표된 대규모 관세 인상이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상승, 성장 둔화, 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서둘러 판단하기보다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세로 인한 타격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 명확한 방향성을 확인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서는 “우리 업무 수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향에 대한 질문에 “어떤 대통령에게도 먼저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재개는 적어도 7월 이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오전 기준 연준이 6월 회의 금리동결 확률을 약 70%로 반영했다. 7월에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약 95%였다.
국내 증권사들 또한 7월부터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은 시장에서 생성되고 있었던 6월 인하 기대감을 7월로 연기시킨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의 타이밍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인지 확인하는 과정 중에 고용둔화를 어느 수준까지 감내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7월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