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여두기’ 옛말, 필요한 만큼만 산다
롯데슈퍼 “장기불황에 소량 분할구매 확산”
조각과일·단추건전지 1분기 매출 20% 늘어
장기불황에 생필품을 쟁여두기보단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유통망 가운데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이유다.
8일 롯데슈퍼에 따르면 불황에 내란정국까지 겹친 1분기 간편 먹거리나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생필품이 다른 상품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조각과일’의 경우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을 정도다. 지난해 조각 과일 매출은 2023년대비 50%가량 증가했다.
롯데슈퍼 측은 “지난해 5~8월 월평균 조각 과일 매출은 2024년 전체 조각 과일 월평균 매출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았다”면서 “1인 가구 비율 증가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간편함이 조각과일 매출 증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단추형 건전지’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단추형 건전지 매출은 2023년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롯데슈퍼는 ‘비상용품 특징’이 단추형 건전지 매출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단추형 건전지는 건전지 특성상 남은 잔여 용량을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보니 필요할 때마다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즉시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분 혹은 조각 상품 인기는 기업형슈퍼마켓 전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기업형슈퍼마켓은 전년 대비 3.6% 매출이 늘며 오프라인 유통망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대량 구매보다는 그때그때 필요한 수량만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소비자들에게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SSM은 주거지와 밀접한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곧바로 필요한 생필품이나 먹거리를 소량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슈퍼는 이달부터 '컷팅수박 400g' '조각수박 1/8' 등 조각과일 35품목을 새로 선보였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