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수익성 얻고 외형 내줄 판
비용절감에 영업익 30%↑
2분기째 맥주 매출 10%↓
하이트진로가 비용절감 등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맥주 매출은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수익성을 얻은 대신 외형을 내준 모양새다. 다만, 소주 매출은 1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9일 증권가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 줄어든 6128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9.7% 증가한 627억원을 올렸다.
신한투자증권은 “내수 소비 침체 속 전반적인 판매량은 아쉬웠지만 163억원을 절감한 마케팅 비용 효율화로 영업이익 개선 폭이 컸다”면서 “특히 맥주는 소비 침체와 경쟁사 가격인상에 따른 가수요로 판매량 부진하며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55%나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1930억원에 달했던 맥주 매출액은 올 1분기 174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맥주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10.7%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이후 맥주 매출액이 분기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가와 하이트진로 측은 올 2분기 이후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점치고 있지만 불황과 내란의 시기 하이트진로가 직격탄을 맞고 그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이 기간 소주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한 3900억원을 기록했다. 소주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대비 21%나 감소했지만 1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맥주와는 정반대 실적행보다.
특히 소주는 전체 출고량이 1% 정도 줄었을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었지만 시장점유율이 3%p 늘어난 69%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산됐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는 28일부터 맥주가격을 평균 2.7% 인상한다. 2023년 1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증가효과는 연간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의 경우 수익성은 유지할 수 있어 판매량과 점유율 확대가 당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