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반명’ 총력에도 보수 결집 ‘지지부진’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두고 공세 계속
연임제 개헌 제안엔 “장기독재 야욕” 비판
지귀연 판사 접대의혹 제기에 “사법부 압박”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보수층 결집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며칠째 이슈화하며 이 후보의 ‘현실 인식 부족’을 부각시키고, 연임제 개헌 제안을 “장기 독재 시도”라고 몰아붙였지만 추격에 동력이 쉽게 붙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언급한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타깃으로 삼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19일 오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카페 점주 긴급 현안 간담회’를 열어 재차 이 문제를 띄웠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이 후보 발언에) 굉장히 분노하셨고 시민들이 카페 사장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는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정직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면서 “이런 인식으로는 기업과 가계를 줄줄이 위기에 빠뜨리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당은 ‘커피 원가’ 발언으로 맞고발까지 나간 상태다.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비판한 김 비대위원장을 민주당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자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무고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것.
이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추격 계기를 모색 중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캠프의 연임제 개헌안과 지귀연 판사 접대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장기집권 야욕과 사법부 장악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18일 이 후보가 4년 연임제 도입 개헌 공약을 발표하자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의 꼼수 개헌안, 제왕적 권력을 실컷 누리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며 장기독재로 가겠다는 선포”라면서 “벌써부터 입법권과 행정권을 손아귀에 넣고 사법부를 난도질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자신만의 왕조 속에서 얼마나 더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지 눈에 훤하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 후보가 2026년 지방선거 또는 2028년 총선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은 사실상 배제하도록 하는 개헌안을 내놓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접대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덮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삼겹살에 소주 사주는 사람도 없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음에도, 민주당은 제대로 된 근거 하나 없이 거짓 선동으로 사법부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깨끗한 법정’ 외침은 결국 자신의 수많은 사법 리스크를 덮고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적으로 몰아 숙청하겠다는 섬뜩한 선언”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보수 대통합을 기대하고 있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발표된 매일경제·MBN-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는 33.3%로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47.7%,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6.8%였다.(16~1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