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황에 건설일자리 10만개 줄고 자영업 폐업 ‘최대’
4분기 임금일자리 증가폭 역대최소
건설업 일자리만 10만9천개 감소
내수지표 소매업지수 14개월째 ↓
지난해 4분기 임금 일자리 증가폭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건설 불황으로 건설업에서 1년 전보다 10만개 이상 일자리가 증발한 영향이 컸다. 20대 이하와 40대 일자리 수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줄었다.
또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을 포기하고 나홀로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내수부진과 장기 경기침체가 고용시장에 본격 반영되는 모양새다.
◆건설·제조·내수업 고용한파 = 22일 통계청의 ‘2024년 4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을 보면 작년 4분기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는 2090만2000개로, 1년 전보다 15만3000개 늘었다. 분기별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래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임금 근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뜻한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일자리를 갖고 있더라도 각각 집계된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내수 관련 업종이 부진했다. 우선 건설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건설업 일자리가 10만9000개 감소했다. 부동산(-9000개), 정보통신(-6000개) 등 업종도 일자리가 줄었다. 다만 보건·사회복지(14만개), 협회·개인 서비스(2만9000개), 사업·임대(2만6000개) 등은 늘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보다 9000개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2만1000개)보다 줄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일자리가 24만8000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30대(6만7000개)와 50대(7만개)도 증가했다.
반면 20대 이하는 14만8000개, 40대는 8만4000개 감소했다. 두 연령대 모두 직전 분기에 이어 더 쪼그라들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건설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20대와 40대는 인구 요인과 경기 요인이 겹치면서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자영업 폐업도 역대최대 = 경기침체에 따라 자영업자 폐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을 포기하고 나홀로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3월 서비스업 동향’에 따르면 소매업지수는 14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매업 지수는 백화점과 슈퍼마켓, 홈쇼핑 등의 무점포 판매업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며 작년 3월보다 4.8%가 줄어 지난해 2월 이후 계속된 마이너스 행진이다.
소매업과 함께 핵심 내수 지표인 음식점업도 감소 폭이 4.3%로 2월보다 확대되며 4개월 연속 위축됐다. 특히 제과점업과 주점업은 10.6%와 8.6%의 높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불황을 모르던 학원업도 4.3% 줄었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끝내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는 매월 증가세다. 4월 자영업자는 561만5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6000명이 줄었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매월 증가세를 기록하던 자영업자 수는 2023년에는 10월을 제외하고 매월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작년 12월에만 7000명이 감소했고, 올해 들어 1월에만 2만8000명, 2월(1만4000명), 3월(2000명), 4월(6000명)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영업자가 폐업 전 마지막 방법으로 택하는 것은 종업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은 4월 421만5000명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가 폐업할 때 철거 비용이나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 사업은 이달 9일 기준 2만9269건으로 연간 목표치인 3만건에 근접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