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지지층 결집하라…네거티브 총공세
이재명, “양두구육 2탄 … 보수 단일화는 내란 연합”
김문수, 이재명 장남 혐오표현·불법도박 문제 공격
이준석, 유시민 ‘설난영 발언’에 “진보 위선 드러나”
6.3 대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지지층 결집을 노리며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 관련 의혹에 대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협공을 펼치고 나섰다. 민주당은 보수 진영 단일화에 대한 경계감을 올리며 김문수-이준석 후보를 ‘내란세력 연합’으로 규정,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9일 페이스북에 ‘양두구육 시즌2’라는 제목을 달고 “양머리 걸고 개고기 팔던 이준석 후보님, 단일화 절대 안 한다지만, 결국 후보 포기, ‘김문수 단일화’로 내란·부패·갈라치기 연합 확신한다”면서 “젊은 개혁 주창하지만 결국 기득권 포기 못하고 본성대로 내란 부패 세력에 투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곧 발표될 것”이라면서 “코빼기도 안 보이던 한덕수 전 대행이 내란수사 재개 이후 한 김문수 지지선언과 똑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같은날 한준호 공동선대본부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회관에서 잠을 자고 오늘 새벽에 지하 목욕탕에 샤워를 하러가니 아무도 없어 혼자 있던 중 같은 시각 두 분이 차례로 들어오시더라. 우연히도 이준석 후보님과 권성동 대표님”이라면서 “곧 이준석 후보는 사퇴하겠네요?”라고 쓰며 두 후보간 단일화 논의 의혹을 제기했다.
29일부터 이미 사전투표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인 ‘보수 단일화’ 변수를 최대한 차단하는 한편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을 인정하고, 이재명 후보의 가족 비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 장남의 불법도박, 여성혐오 표현 등의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으나 국민의힘은 이를 다시 부각시키며 이 후보의 ‘부정·부패 프레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김 후보도 페이스북에 “아들까지 벌금 500만원! 이재명=범죄가족 우두머리 인증!”이라는 글을 남겼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 발언을 인용한 이준석 후보가 언어폭력과 여성혐오를 자행했다면 그 발언을 실제로 했던 이재명 후보 아들은 혐오와 폭력의 당사자 아닌가”라며 “가족 관련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이 후보야말로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재명 가족 비리 진상 조사단’을 구성한 국민의힘은 이 후보 아들의 불법도박 사건에 집중하며 도박자금 출처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주진우 진상조사단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후보 장남은 총재산을 불과 390만원으로 공개했지만, 공소장에 따르면 도박 규모가 2억3200만원에 이른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장남의 도박자금 출처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힐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 장남 비리 의혹에 먼저 불을 붙인 이준석 후보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후보”라며 “이동호 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000만원 정도의 불법 도박 자금을 입금한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것”이라며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설난영 여사’ 발언도 공격하며 우회돌파도 시도했다.
28일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유 전 이사장은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씨의 인생에서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이래서 이 사람이 발이 공중에 떠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한 여성의 삶 전체를 남편의 존재에 기대 형성된 허상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박탈하려는 계급주의적 비하이며, 그 속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멸시와 오만이 배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 위선을 청산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