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수주 양극화 더 심화
주택정비사업 ‘0’ 2곳
해외수주 다양화 전략
공사비 급등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전략에 들어갔다. 수주고만 늘리기보다 이익이 나는 곳만 특정해 공략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 수주 실적에도 양극화 간극이 커졌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중 상반기 주택정비사업 분야에서 수주실적이 없는 곳은 2곳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상반기 실적 중 최악의 사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현장 붕괴사고 여파로 신규 수주를 중단하면서 아직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SK에코플랜트도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실적이 전무하다. SK에코플랜트는 주택사업 부문을 축소하고 친환경 재활용 사업 등으로 수주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상반기 수주 실적이 없는 것은 맞지만 곧 서울에서 정비사업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주실적 1조원 돌파를 못했던 DL이앤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수주에 성공해 가까스로 정비사업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건설사들은 수주 각축장인 정비사업에서 ‘될 곳만 노린다’는 선별 수주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12.3 내란사태 이후 정부 주도 발주사업이 멈춰서면서 건설사 먹거리가 민간 정비사업에만 쏠리다 보니 주택정비사업에서 일부 건설사 ‘독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수주 실적을 보면 삼성물산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1조원을 넘긴 건설사는 현재까지 7곳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5조213억원), 포스코이앤씨(3조4328억원), 현대건설(2조9420억원), DL이앤씨(2조6830억원), 롯데건설(2조5354억원), GS건설(2조1949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18억원) 등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첫 수주에 성공했지만 수주액은 2981억원에 그쳤다.
해외수주 경쟁 소식도 잠잠하다. 중동지역 발주가 주춤하자 주요 건설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1분기 해외 수주액 5조3000억원 중 삼성물산이 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중동건설 시장과 함께 미국 하이테크 건설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전통 해외수주 강자인 DL이앤씨는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프로젝트에 기술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의 약 63%를 시공한 기업으로 해외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원전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추진을 약속 받았다”며 “이를 교두보 삼아 현대건설의 원전 영토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아시아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프로젝트 본 계약을 체결했고 인도네시아에서 다양한 도시개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