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한 이준석, 두자릿수 득표는 실패

2025-06-04 13:00:05 게재

‘정치·세대교체’ 표방했지만 제3지대 후보 한계

‘2030 남성 지지’ 국한 … 향후 ‘외연 확장’ 숙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국민의힘의 끈질긴 단일화 회유를 물리치고 대선 레이스를 완주했지만 제3지대 후보의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 후보는 ‘정치교체’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거대양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두자릿수 득표에는 실패했다.

이준석 후보가 3일 대선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100% 완료된 결과 이 후보는 8.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대까지 오르며 두자릿수 득표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지만 본선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이 후보는 ‘개혁 보수’로 국민의힘과 ‘대화와 협치’로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하며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와 청년층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중도·부동층 표심을 끌어오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2030 남성의 지지를 바탕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는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3차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해 폭력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불거진 ‘여성 혐오’ 논란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일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된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에서 37.2%, 30대 남성에서 25.8%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한자릿수 지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9시 30분쯤 개표상황실을 찾은 이 후보는 “열과 성을 다해주신 당원, 지지자 여러분 사랑해 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하고 이 선거에 결과 책임은 모든 저의 몫”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단일화 압박과 ‘준찍명’(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이 당선된다)이라는 ‘보수층 분열’ 부담에도 중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도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벽하게 완주해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개혁신당의 위상을 높여가며 보수 진영에서의 영향력 확장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면서 “당의 역량을 키워서 국민들께 더 다가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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