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승부처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서 확실히 승기 잡았다
서울 47.13%, 경기 52.20%, 인천 51.67% 득표로 우위
중도층서 59.4% 얻어 압승 … 20·30대에서 김 후보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6.3 대통령선거 승리는 승부처로 꼽히던 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서 확실히 기선을 제압하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중수청’에서 경쟁자였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했다.
◆20·30대 여성 몰표 던져 =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김 후보를 눌렀다. 서울에서 이재명 47.13%, 김문수 41.55%, 이준석 9.94%였다. 경기에서는 이재명 52.20%, 김문수 37.95%, 이준석 8.84%를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이재명 51.67%, 김문수 38.44%, 이준석 8.74%였다. 수도권에서 이 대통령이 큰 차이로 이긴 것이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는 수도권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접전을 펼쳤다.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중도층과 청년층에서도 이 대통령이 크게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 이 대통령은 59.4%를 얻어 절반을 넘겼다. 김문수 후보는 29.0%, 이준석 후보는 10.0%를 얻는데 그쳤다.
20·30대에서도 이 대통령은 우위를 보였다. 20대에서는 이재명 41.3%, 김문수 30.9%, 이준석 24.3%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20대 남성에서는 경쟁자들에게 뒤졌지만 여성에서 몰표를 받으면서 20대 전체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었다. 30대에서는 이재명 47.6%, 김문수 32.7%, 이준석 17.7%였다. 이 대통령은 30대 여성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으면서 30대에서 앞섰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20·30대에서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윤 후보는 남성에서, 이 후보는 여성에서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3년 전 2022년 대선과 달리 ‘중수청’에서 김 후보를 압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영남권·강원, 김문수 우위 = 지역별 득표를 보면 이 대통령은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제주에서 우위를 보였다. 반면 영남권과 강원에서는 김 후보에게 뒤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 승패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충청권(대전 48.50%, 세종 55.62%, 충북 47.47%, 충남 47.68%)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호남권에서는 압승을 거뒀다. 이 대통령은 광주 84.77%, 전북 82.65%, 전남 85.87%를 기록했다. 2022년 대선과 비슷한 득표율이었다. 이 대통령은 제주에서도 54.76%를 기록하면서 절반을 넘겼다.
이 대통령은 고향인 경북을 비롯한 영남권과 강원에서는 열세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는 김문수 67.62%, 이재명 23.22%, 이준석 8.29%였다. 경북에서는 김문수 66.87%, 이재명 25.52%, 이준석 6.6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TK에서 김 후보가 우위를 보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TK에서 2022년 대선보다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부산(김문수 51.39%, 이재명 40.14%, 이준석 7.55%)과 울산(김문수 47.57%, 이재명 42.54%, 이준석 8.51%), 경남(김문수 51.99%, 이재명 39.40%, 이준석 7.47%)에서도 김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부울경에서도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김 후보를 앞서지는 못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부산과 울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부산에서 40%대를 기록한 건 민주당 출신 대선후보로서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기록됐다. 18대 대선 문재인 39.87%, 19대 대선 문재인 38.71%, 20대 대선 이재명 38.15%였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40%대를 넘긴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