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70대 이상 우위…이준석 20대 남성 강세
권영국, 진보 성향·노동자 중심 지지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41.15%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70대 이상과 영남권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고, 3위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030 남성과 서울 지역에서 지지를 바탕으로 8.34%의 득표율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득표율이 1%에 미치지 못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진보 성향 노동자 도시인 울산 등에서 지지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확실한 우세를 보였지만 국민의힘이 기대한 ‘80% 투표율, 80% 지지율’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결과를 보면 지역별 득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대구에서조차 67.62%에 그쳤다. 경북은 66.87%를 기록했으며 부산(51.39%)과 경남(51.99%)에서도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에서 확고한 지지가 확인됐다. KBS·MBC·SBS 방송 3사가 3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에서 김 후보는 64.0%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34.0%)에 앞섰다.
또 다른 보수 주자인 이준석 후보는 ‘보수 텃밭’인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8.29%, 6.69%로 득표를 거두는 데 그쳤다.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 이후 이 지역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선거 캠프 출정식과 첫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호남지역에도 공을 많이 들였지만 기대만큼의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못했다. 최종 득표율은 광주 6.23%, 전남 4.69%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이 모여 있는 서울에서 9.94%의 지지를 받았고 세종에도 9.89%의 득표율을 거뒀다. 자신의 지역구가 속해 있는 경기에서는 8.84%를 지지를 얻었다.
연령별로는 2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출구조사의 20대 남성의 지지율을 보면 이준석 후보 37.2%, 김문수 후보 36.9%, 이재명 후보 24.0% 순이었다. 30대 남성에서도 비교적 지지율이 높았지만 이재명 후보(37.9%)와 김 후보(34.5%)보다 낮은 25.8%를 보였다.
반면 20대 여성에서는 김문수 후보(25.3%)보다도 낮은 10.3%를 기록해 이른바 ‘남녀 갈라치기’ 표심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에서 0.98%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한 권 후보는 진보 성향의 젊은 인구와 노동자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지지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의 고공농성 노동자를 만나는 것으로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던 권 후보는 제주에서 1.48%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서울에서 1.27%, 울산에서 1.25%의 지지를 받았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