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다음달 초 본격 가동
10일 국무회의서 의결 전망 … 특검 임명 절차 빨라질 듯
파견검사만 120명, 최장 170일 수사 … 윤 부부 의혹 망라
지난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대 특검법안이 9일 정부로 이송돼 본격적인 특검 임명 절차를 밟는다. 3대 특검은 파견 검사만 최대 120명에 달하고 수사 대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들을 망라하고 있어 향후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관계자는 9일 “3대 특검법 의안정리가 끝나면 오늘 중 정부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5일 본회의를 열고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을 의결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이 3대 특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만큼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 “특검법은 많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고 내란의 종식 과정이라든가, 윤석열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요구되는 특검이라 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쓸 이유는 매우 적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법이 시행되면 내란·김건희 특검법은 11일 이내, 채상병 특검법은 12일 이내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내란·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법이 시행되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이내에 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하고 이 대통령은 3일 이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게 된다. 추천권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후보자 1명씩을 3일 이내에 추천하면 이 대통령이 추천된 2명 중 1명을 임명하는 수순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이 대통령의 후보자 추천 의뢰 기한을 2일, 정당의 후보자 추천 기한을 5일로 정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그동안 특검을 준비해왔던 만큼 특검 임명 절차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방송에서 “특검법상 11일 이내 특검이 출범하게 돼 있는데 단축시키면 4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르면 이번주 특검 임명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검이 임명되면 20일간의 준비절차를 거친다. 특검보 임명, 파견 검사 및 수사관, 일반 직원 선발 등 인적 구성과 사무실 계약 등 시설 완비에 필요한 시간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규모 특검 3개가 동시에 가동되다보니 인력 선발과 차출 절차 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3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 규모는 내란 특검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채상병 특검 20명 등 최대 120명에 달한다. 2월말 기준 평검사 1251명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특검과 옷 로비 특검, 2007년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과 BBK 의혹 사건 특검 등 과거에도 동시에 2개의 특검이 가동된 적이 있지만 3개 특검이 한꺼번에 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란 특검의 수사 대상은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 △국회 통제 및 봉쇄, 인적 피해 및 국회 기물 파손 △군경 등의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 △정치인·법조인·언론인 체포 및 감금 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론사, 정당 당사 등 불법 점령 및 압수수색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킨 행위 △비상계엄 선포 건의와 구금시설 마련 및 내란목적의 살인, 예비, 음모 및 내란 선동, 선전 행위 등이다.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방식으로 내란과 군사반란을 시도했다는 외환 혐의도 포함됐다.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와 관련해선 국민의힘 의원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란특검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은폐 의혹 등에 대한 수사와 기소 뿐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도 담당한다.
내란 특검의 수사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이고 30일씩 두차례 연장할 수 있다. 특검이 기소한 사건은 1심은 6개월 이내, 2·3심은 각각 3개월 이내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이 수사할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명태균씨 관련 여론조사 조작·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김건희 여사의 고가 목걸이·가방 뇌물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등 16가지에 달한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이고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채상병 특검’은 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및 구명 로비 의혹, 대구지검이 수사 중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직권남용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특검은 준비기간 포함 80일, 연장시 최장 140일간 수사할 수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