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야간 파생상품시장 개장

2025-06-10 13:00:10 게재

글로벌 이벤트 신속 대응 … 외국인 투자자 확대 전망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야간 거래를 자체 운영으로 전환해 첫 거래를 마쳤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이벤트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어 투자 결정의 신속함과 투자 대응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확대도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야간 파생상품시장 개장식 사진 한국거래소 제공

10일 한국거래소는 전일 부산에서 ‘야간 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열고 파생상품 자체 야간거래를 개시했다. 코스피200선물 야간 거래는 6382계약, 6127억7천900만원 어치가 거래됐다. 이날 처음 거래된 코스닥150선물은 95계약, 176억3100만원 어치가 거래됐다.

기존 유럽 파생상품거래소와 연계해 운영되던 파생상품 야간 거래는 지난 5일부로 종료됐다.

9일부터 한국거래소 자체 운영 체계로 시작된 야간 거래는 평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 이뤄진다. 유럽 증시(16:00~00:30)는 부분 중첩, 미국 증시(22:30~05:00)엔 완전 중첩되는 내부 거래 시스템이 새로이 가세하는 것이다. 거래 상품도 기존 5개에서 코스닥150선물, 미니코스피200옵션, 코스닥150 옵션, 3년국채선물, 10년국채선물이 새롭게 추가돼 총 10개로 늘어난다. 특히 국채선물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한국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에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KRX 야간 파생상품시장이 열리면서 거래 편의성 및 증시 유동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생상품 거래시간은 총 19시간(종전 18시간)으로 증가하고, 야간 파생거래 수수료는 유럽 연계 대비 1/3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다.

전 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규 시장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연속적인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 절차의 편의성과 시장 운영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며 “해외 뉴스에 대한 실시간 대응으로 리스크 관리와 투자 기회 포착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용구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물리적 거래 시간이 확대되고 야간 해외 증시 관련 실시간 국내 포트폴리오 헤지와 주간 거래 사전포석 확보가 용이해진다는 점 등은 시장 가격발견 기능 제고와 함께 증시 유동성(특히 외국인 수급) 보강 등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거래소의 야간 파생시장 개설로 인해 증권주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주식시장 활성화 등에 따른 ‘이재명 풋’과 더불어 증권주를 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며 “한국거래소의 야간 파생거래 수수료가 늘어나면 증권사의 현금배당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국내외 투자자들의 야간 파생거래가 활성화돼 총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이헌승 국회의원을 비롯해 증권회사 및 유관기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파생상품 자체 야간거래를 통해 글로벌 경제 이벤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 향상과 비용절감이 기대되며, 해외 투자 수요의 국내 유입에 따른 시장 활성화도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배출권선물·코스닥150위클리옵션 상장 등 파생상품시장 고도화와 기업 밸류업 등 자본시장 중점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야간 파생상품시장 도입은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으로 야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거래소는 야간 파생상품시장 개설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서 위치를 보다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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