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주요 3개국 정상과 전화 외교전

2025-06-11 13:00:21 게재

시 주석 APEC 초청 … 한·미·일·중 다 모이나

APEC 준비 발등의 불 … 교통·숙박 점검

“굉장히 큰 국제 무대 될 것… 철저히 준비”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첫 통화를 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주요 3개국 정상과 ‘전화통화 상견례’를 마치면서 외교 시험대의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통화하는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첫 통화했다. 연합뉴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 정상이 오늘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30분간 통화했다”고 알렸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새 정부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축하에 사의를 표한 뒤 “한중 양국이 호혜평등의 정신 아래 경제·안보·문화·인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이 올해 경주 APEC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올해 의장국(한국)과 내년도 의장국(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하며 양국의 관계 발전을 위해 보다 긴밀한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약 시 주석이 이 대통령의 초청에 응해 경주를 방문한다면 11년 만의 방한이라는 점에서 양국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통령실과 외교가에선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음 APEC 의장국이 중국이기 때문에 시 주석이 올해 회의에 참석하면 자연스러운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 주석 외에도 미국도 APEC 멤버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경주에선 대규모 외교의 장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국회 APEC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내란 이후 국정 공백으로 APEC 준비에 부처들이 손을 놓고 있었던 측면이 크다”면서 “주요국 정상들이 한국을 찾아와 대규모 국제행사가 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교통, 숙박, 행사장 보수 등 세세하게 신경쓰도록 국회에서도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의 통화에선 시 주석이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혼돈에 빠진 지역과 국제 정세에 더욱 확실성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 흐름에 대해 우회적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쪽(한국)에서 확인해줄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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