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준비작업 속도전

2025-06-16 13:00:28 게재

민중기, 김건희 의혹 수사팀 지휘 특검보 8인 추천

조은석, 사무실 확보 주력 … 정부시설 이용 검토

이명현, 박정훈 변호인 만나 ‘VIP 격노설’ 확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사건’을 수사할 3대 특별검사들이 특별검사보 인선과 사무실 확보 등 특검팀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사무실 위치와 지휘부 구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16일 특별검사보 8인을 전날 오후 23시 무렵 대통령실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건희 특검에 임명된 지 사흘 만에 특검보 후보를 2배수로 추려 대통령실에 임명을 요청한 것이다.

특검을 보좌하고 수사팀을 지휘하는 특검보 임명은 특검 구성에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꼽힌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 언론 공보 등의 역할을 맡으며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둘 수 있다.

12.3 내란 사건을 수사할 조은석 특검은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보 추천을 요청했다. 변협은 우선 후보군을 선발하고 인사검증을 거쳐 17일까지 특검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조 특검은 이에 앞서 지난 13일 내란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서울고검장)과 면담하고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을 방문해 특검 관련 업무를 협의했다. 검경이 진행한 기존 수사 상황과 현황을 파악하고 검사·수사관 파견 문제 등을 상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 특검은 일요일인 15일에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만나 인력 파견과 청사 등 시설 이용 문제를 논의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할 이명현 특검도 주말 내내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로 출근해 인선과 사무실 물색 등 특검 준비작업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 개시에 앞서 그동안 수임한 사건 정리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은 앞서 13일 채상병 사건 관련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와 면담했다. 이 특검은 김 변호사에게 ‘VIP 격노설’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검은 이 자리에서 특검보를 제안했으나 김 변호사는 수사의 공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고사했다고 한다.

특검보 임명과 함께 시급한 과제는 대규모 특검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확보하는 일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내란 특검의 경우 인력 규모가 267명에 이르고 김건희 특검은 205명, 순직해병 특검도 105명에 달한다. 워낙 인력이 많다보니 사무공간을 확보하는 게 간단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특검은 검찰과 경찰, 정부과천청사 등 보안 수준이 높은 정부 시설을 특검 사무실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군사에 관한 사항이 주된 것이어서 상업용 건물에서 직무수행시 군사기밀 누설 등 보안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특검은 사무실 마련을 위해 서대문경찰서 옛 청사를 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특검도 우선 공공기관 건물 내 공간을 중심으로 특검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15일 언론공지를 통해 “사무실 물색을 위해 변호사 사무실 외부에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 특검은 법원과 검찰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인근을 우선 고려하고 있지만 대규모 인력이 들어갈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특검이 특검보 임명과 사무실 확보 등을 서두르면서 조만간 특검팀의 대체적인 틀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 준비기간은 임명일로부터 최대 20일로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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