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찬바람, 하반기까지 이어진다
기성액 19.8% 하락, 수주액 17.5% 감소 … 후방산업 시멘트·철강까지 악화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산업 침체로 건설사들이 ‘7월 위기설’을 넘어 하반기까지 찬바람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의 기성액이 하락해 하반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인 수주액까지 감소해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17일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건설 기성액(4월말 기준)이 전년 대비 19.8% 하락했고, 건설 수주액도 12조645억원으로 1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사 자금 경색을 유발하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4월 2만6422가구로 14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80% 이상은 지방에 쏠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면 건설사 공사비 회수가 불가능해져 대출 원금 상환이 지연되고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건설 통계는 지방 건설사가 얼마나 위기에 몰렸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소형 주택이나 빌라 등이 주요 매출원이다. 여기에 지방 소규모 공공 공사를 수주해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경기 침체와 사회기반시설(SOC) 투자가 축소되면서 더이상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하반기 불안요인 중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이 분양시장 등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월 서울의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18.5포인트 급락했다.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으로 이달 중 분양을 끝내려는 물량이 늘면서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 위기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을 보면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0만6000명 줄면서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후방산업으로도 불황이 전이되고 있다. 주요 시멘트 기업의 1분기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삼표시멘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16억2021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5% 감소했고, 한일시멘트는 영업이익이 125억4838만원으로 75.5% 줄었다. 아세아시멘트도 70.4% 감소한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쌍용C&E는 265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 전환, 성신양회도 6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철강 제조업체인 동국제강은 건설업 불황에 철근 수요가 줄자 7월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