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기귀국, 한미회담 불발

2025-06-17 13:00:43 게재

이 대통령 외교무대 첫데뷔

호주·남아공 대통령과 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에 도착해 취임 후 첫 정상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캘거리 국제공항에 도착 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 얼굴을 마주하는 등 1박3일 강행군을 시작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취임 후 가장 단시일 내에 정상외교 자리에 선 만큼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다만 G7 회의에 참석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기귀국을 결정하면서 한미정상회담 개최는 불투명해졌다.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캘거리 시내 호텔 회담장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남아공 내 에너지·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에 대한 남아공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국과 교육·기술 훈련 분야 협력을 희망하면서 오는 11월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나 유대감을 다졌다. 이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의 총선 승리와 2기 내각 출범을 축하하며 한국과 호주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지역 및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 있음을 평가했다. 양자회담을 마친 후 이 대통령 내외는 캐나다가 주최하는 공식 일정에 참석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도 참석한 만큼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열리기로 확정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귀국을 결정하면서 회동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은 내일로 예정돼 있었고 시간도 확정된 상태였다”면서 “(트럼프 조기 귀국) 속보를 접했는데 (한미정상회담 진행 여부는) 조금 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 관련해선 “꽤 진전이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캐나다로 향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즉석 간담회를 열고 국내 및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일부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관세협상 관련해선 “최소한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면서 “모두에게 도움 되는 상호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다짐했다.

취임 2주도 안 되어 G7 참석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문제도 많은 만큼 당초에는 불참을 많이 고려했다”면서도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정상화됐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가능하다면 ‘G7 플러스’에 포함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거리=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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