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 본격 가동 임박
조은석 특검, 18일 수사개시하고 김용현 기소
민중기 특검, 수사기관 잇달아 방문 협조 요청
이명현 특검, 특검보 추천 완료·사무공간 확보
내란’ ‘김건희’ ‘순직해병’ 등 3대 특검이 인적·물적 구성 작업을 속속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가동 수순에 들어갔다. 내란 특검은 수사를 개시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기소했고, 가장 먼저 지휘부 구성을 마친 김건희 특검은 관계기관을 잇달아 방문하며 수사협조를 구하고 있다. 순직해병 특검도 특별검사보를 추천하는 한편 사무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은 1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하고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개 특검이 시작된 후 첫 기소 사례다.
◆내란 특검, 서울고검에 사무실 마련 = 조 특검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특별검사 임용 후 경찰, 검찰과 협력해 필요한 준비를 마친 후 기록을 인계받아 18일 수사를 개시했다”며 “18일 야간에 국방부 장관 김용현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로 공소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에 신속한 병합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신속한 공소제기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6일 구속돼 오는 26일이면 1심 구속기한인 6개월이 끝난다. 이에 법원은 조건부 보석 결정을 내렸으나 김 전 장관이 이를 거부하면서 추가 구속이 없으면 26일 석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조 특검은 지난 16일 대검찰청에 차장·부장 검사(고검검사급) 9명 파견을 요청하는 등 실무 수사 인력부터 확보하고 3개 특검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에 착수했다.
조 특검은 또 17일 8명의 특별검사보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실의 임명을 기다리는 중이다. 후보에는 차장검사 출신 허상구, 박지영 변호사와 변협에서 추천받은 박억수, 김형수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특검은 검찰 특수본에서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재판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사들과, 경찰 특수단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등을 수사해온 인력을 대부분 그대로 파견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검에 사무실을 꾸리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란 특검팀은 검찰 특수본이 사용하던 12층을 비롯한 일부 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는 서울동부지검에 행정사무를 위한 임시 사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지휘부 구성 마친 김건희 특검 =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석우 차관과 면담했다. 민 특검은 수사 인력 파견 등 업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도 만나 김 여사 관련 수사 상황 등을 파악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경기남부청은 김 여사 일가 소유 부동산과 관련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민 특검은 전날에도 박세현 서울고검장,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잇달아 만나 김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해 논의하고 검사 파견 등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고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재수사하고 있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던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파일을 수백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은 명태균씨 관련 여론조사 무상 제공·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이고, 남부지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관련한 고가의 목걸이·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민 특검은 남부지검의 지휘를 받아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도 방문했다.
민 특검은 3개 특검 가운데 가장 먼저 지휘부 진용을 갖춘 상태다. 민 특검은 임명된 지 사흘 만인 지난 15일 8명의 특검보 후보자를 추천했고 17일 대통령실은 이 가운데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와 검찰 출신인 김형근 박상진 오정희 변호사를 특검보로 임명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지닌 공적 의미와 국민적 관심의 무게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민 특검은 파견 검사로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 채희만 대검 반부패2과장, 송봉준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특검은 사무실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보 추천 이어 파견 검사 등 인선 =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할 이명현 특검은 18일 대통령실에 특검보 후보자 8명에 대한 임명을 요청했다. 후보에는 군법무관 출신인 류관석 변호사와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한 이상윤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은 채상병 사건이 군대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사건 관계인 상당수가 군 관계자라는 점을 고려해 군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는 인사 위주로 후보군을 추렸다고 한다.
이 특검은 특검보 4명이 확정되는 대로 국방부 감찰단과 공수처, 검찰 등에 인력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다.
사무실은 법원이 인접한 서울 서초동 흰물결빌딩에 차리기로 했다. 이 건물은 과거 이예람 중사 특검팀이 사용했던 곳이다.
구본홍 김선일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