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예즈투고’, 에이즈 종결시대 열어

2025-06-20 13:00:18 게재

길리어드, 강력 예방제 출시

미국에서 강력한 예방 효과를 지닌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주사제가 공식 승인되면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청(FDA)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길리어드)가 개발한 새로운 HIV 예방 주사제 ‘예즈투고(Yeztugo)’를 19일(현지시간) 공식 승인했다. 이 약물은 연 2회 투여만으로 HIV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성인 및 청소년을 위한 노출 전 예방(Pre-Exposure Prophylaxis, 프렙) 약물로, 기존의 매일 복용하는 알약이나 두 달마다 맞는 주사제에 비해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예즈투고는 프렙 치료제 가운데 가장 긴 지속기간을 자랑한다. 임상시험에서는 약물 투여 대상자의 99.9%가 HIV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 측은 “예즈투고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진전 중 하나로, HIV 유행을 끝낼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예즈투고의 미국 내 연간 정가는 2만8218달러(약 3300만원)로, 기존 프렙 브랜드 치료제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길리어드는 약물 보급 확대를 위해 광범위한 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 언론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의료 복지 예산 축소에 따라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망은 밝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예즈투고는 올해 1억17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2028년까지 1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이후 HIV 감염자에 대한 치료법은 크게 발전했지만, 예방 백신 개발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길리어드가 처음 도입한 프렙 치료제가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길리어드는 “프렙 적응증이 있음에도 실제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연 2회 투약이라는 간편한 방식이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예즈투고는 처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 라벨에는 HIV 감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할 경우, 내성 HIV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명시돼 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통증, 두통, 메스꺼움 등이 보고됐다.

한편 길리어드 주가는 이날 오후 0.12% 오른 108.13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약 17% 상승한 상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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