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국정키워드는 ‘AI·공약·체감’
국정기획위, ‘일하는 방식 변화’ 강하게 주문
“체감할 수 있는 공약 이행계획 꼼꼼히 짜야”
이재명정부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위원회가 업무보고를 통해 각 부처에 인공지능(AI) 활용한 사업, 이재명 대통령 대선공약의 꼼꼼한 반영, 국민체감 정책 개발을 공통적으로 요구해 주목된다. 특히 국정기획위원회는 ‘과거 정부와의 이별’과 함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경험을 가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방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법제처 권익위 감사원 등에는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기도 했다.
19일 이재명 대통령을 곁에서 오랫동안 봐온 친명계 모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은 실용과 성과가 몸에 밴 사람”이라며 “공무원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이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을 잘 아는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각 부처에 같은 것을 주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관료사회에서 해 오던 업무방식이나 표지갈이 보고, ‘다른 현안이 터지거나 조금 지나면 (대통령이) 잊어버리겠지’ 하는 안일한 업무 관행은 통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질책과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관행에 물든 관료들은 매우 힘들겠지만 일 열심히 하는 관료들은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가장 먼저 국정기획위원들에게 주문한 것은 “새 정부의 실천의지가 담겨 있는 대통령 공약집을 곁에 두면서 내용을 숙지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처엔 ‘기존 업무방식’에서 탈피하면서 이 대통령 공약에 맞춘 꼼꼼한 계획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첨단기술이 주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진짜 성장’이 필요하다”며 “정책을 새로 만든다는 자세로 공약이행을 위한 계획을 꼼꼼히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써 달라”고 주문했다.
앞의 친명계 의원은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으면서 공무원들이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는지, 형식적으로 넣은 게 무엇인지 대번에 알아내고 계속해서 점검한다”면서 “어떤 사업이라고 할 때 예산은 얼마나 필요하고 연차적으로 어떻게 들어가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세세하고 꼼꼼한 계획을 원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맞춘 ‘새 정부 5년간의 국정운영 방향 및 구체적 국정과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에 부합하게 국정기획위원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정태호 경제1분과장이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기획재정부에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갖고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정부가 미래성장동력으로 꼽은 AI가 대부분 부처의 주요 국정과제에 들어간 것도 눈에 띈다. 정태호 분과장은 금융위 보고에서 “AI·데이터의 활용방안은 이전 정부부터 논의된 주제인데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100조원 규모의 투자 방안 마련과 국가전략기술 AI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세제지원 방안 등을 국정과제에 넣겠다고 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AI 등 유망분야 스타트업 육성 방안 마련과 AI 제조혁신 확산을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AI인프라 구축과 AI기술·인재에 대한 집중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AI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K-경제강국 건설을 추진하는 계획을 보고하면서 산업 전반의 AI 확산 방안을 내놓았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