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없는’ 청문회…김민석 ‘6억 소명’ 주목
야, 재산형성 의혹 추궁
자료 제출 태도 도마에
김민석 “성실히 답변”
24~25일 양일간 열리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시작됐다. 이날 청문회는 역대 처음으로 증인과 참고인 없이 열리는 총리 후보자 청문회다. 부실한 자료 제출에 증인 채택까지 불발되면서 ‘맹탕 청문회’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불법정치자금 의혹 등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혀온 김 후보자가 얼마나 납득 가능한 설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불성실한 태도로 임한 것을 강하게 질타하는 한편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배 인청특위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무총리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아홉 차례 실시됐지만 이번 청문회와 같이 증인 참고인 채택이 없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번 청문회에서는 증인 참고인을 채택하지 못해 후보자 검증에 미흡함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로 제출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제출한 경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는 이유 등으로 제출받지 못한 자료가 전체 자료의 73.3%에 달한다”면서 “대표적으로 후보자의 수입 지출에 관한 구체적인 내역, 후보자 자녀에 대한 외화 송금 내역 등은 후보자의 청렴성 도덕성 부분을 소명할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제출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총리로 지명된 이후 지난 20여일 동안 한편으로는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준비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 정부가 어떤 방향과 속도로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이 정책청문회를 준비하는 성의 있는 태도라고 믿고 쉼 없이 학습에 임했다”면서 “오늘 위원님들께서 주시는 모든 질의에 성실히 답변드리면서 제 정책적 비전과 구상도 함께 점검받는 시간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현금 6억원’ 의혹이었다.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5억원의 수입이 있었고 추징금 완납 등으로 13억원을 지출했는데 이 중 6억원가량에 대한 수입이 정확히 소명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축의금, 조의금, 출판기념회 2번을 통해 얻은 수입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은 김민석 후보자에게 현금 6억원을 갖다준 기업인, 이해관계자가 누구이고, 얼마를 줬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경조사비와 출판기념회로 6억원의 현금을 챙겼는데, 여섯번의 공직자 재산공개, 두번의 총선 출마자 재산공개에서 모두 현금 신고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으로 김 후보자는 이미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고발된 상태며, 국민의힘은 재산공개 부분도 제대로 소명되지 않으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2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다 그때그때 대부분이 당시에 추징을 우선 완납하는 데 썼고 또 그것을 반영해서 재산 신고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이러한 해명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2018년 4월 강 모씨 등 11명으로부터 빌린 1억4000만원이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김 후보자는 사적 채무가 있었고 총리 후보 임명을 전후해 대출을 받아 전액 상환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단순 채무관계가 아니라 ‘불법 쪼개기 후원금’으로 판단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산 문제든 자녀 입시 특혜 문제든 입증해야 될 책임이 김 후보자에게 넘어갔다”면서 “자료제출도 제대로 안되고 증인 채택도 안됐지만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이 판단하게 하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김 후보자가 답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당장 낙마하지는 않더라도 후보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새 정부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