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사당 ‘관월당’, 100년 만에 일본서 귀환
18~19세기 왕실 관련 사당 추정
조선 후기 왕실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이 일본으로 반출된 지 약 100년 만에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3일 일본 가마쿠라시의 사찰 고덕원과의 약정을 통해 관월당의 부재(기둥 등 건축 요소)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고 밝혔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지붕 단층 구조를 지닌 목조 건축물로, 조선 후기 대군급 왕실 사당의 양식을 띠고 있다. 건축 양식과 장식 요소, 단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18~19세기 왕실 관련 사당 건축물로 건립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초대 사장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도쿄를 거쳐 1930년대 고덕원으로 이전돼 관음보살상을 봉안하는 기도처로 활용됐다.
이번 귀환은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의 진정성 있는 협력에 기반한 성과로, 그는 해체 및 운송 비용 등 일본 내 비용 일체를 자비로 부담했다. 그는 “관월당의 본래 가치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한국으로의 귀환이 최선”이라면서 “지난 100년 동안 관월당이 고덕원에서 지닌 역사적 의미 또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월당의 보존과 분석을 위한 한일 공동 프로젝트는 다년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해 단청 기록화, 정밀 실측, 보존처리 등의 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궁궐 및 궁가 건축에서 나타나는 장식 요소와 고급 단청 양식이 확인됐다. 다만, 건물의 원래 명칭과 역할 등은 앞으로의 학술연구를 통해 규명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관월당의 부재는 파주에 위치한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향후 체계적 복원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관월당의 귀환은 한일 양국의 협력과 문화적 공감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라면서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이 사례가 문화유산을 통한 국제적 연대의 상징으로 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