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농업 세계 3위 한국, 비닐하우스 필름 국산 대체 시급
폴리올레핀 필름 개발
기존보다 비용 50~75%↓
수입대체 효과 405억원
국내 시설 온실은 주로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나 폴리에틸렌(PE) 필름으로 시공한다. 이보다 품질면에서 한 단계 높은 폴리올레핀(PO) 필름도 일부 사용하고 있지만 국산 자재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탓에 대부분 외국산에 의존해 왔다. 시설 재배면적으로 세계 3위인 우리나라 농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우리 기술로 성능과 경제성, 친환경성이라는 ‘삼박자 효과’를 갖춘 온실용 폴리올레핀(PO) 필름을 개발, 농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업체와 공동 개발한 PO 필름은 외부에 산화 방지제를, 내부에는 물방울이 고이지 않는 특수 첨가제(유적제)를 코팅 처리해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EVA 필름보다 햇빛 투과량은 15~20% 더 많고, 온실 내부 평균 온도는 1~1.3도 더 높게 유지되며 물방울이 잘 흘러내린다. 이런 특성이 4년 이상 오래 유지돼 개발 초부터 일본산과 대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구진이 국산 PO 필름을 빛 양이 적고 온도가 낮은 11월 참외 온실에 적용한 결과 EVA 필름보다 열매 맺힘(착과일)이 6~8일 정도 빠르고 열매 크기는 25~27% 이상 커진 것을 확인했다.
또 필름 시범 사업에 참여한 10개 지역, 66개 농가를 대상으로 사용 후기를 조사한 결과 필름을 계속 사용할 의향이 있다는 농가는 94%에 달했다.
국산 PO 필름은 EVA 필름보다 가격이 2배 정도 높지만 1년 또는 2~3년마다 교체하지 않아도 돼 필름 교체 비용을 최대 50~75%까지 줄일 수 있다. 이 필름은 4년 이상 쓸 수 있어 1년만 사용하는 필름과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최대 75% 정도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PO 필름 효과를 인정받은 만큼 보급이 늘면 수입 물량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PO 필름 사용량은 한해 8900톤 정도로 일본과 중국 등 외국산 약 6000톤을 국산으로 대체하면 405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우수한 농자재 확산으로 농업인과 농산업체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며 “기능성이 뛰어난 PO 필름 보급이 확대되면 작물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가 부담이 줄어들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