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PF 정리로 2분기 저축은행 연체율 1.2%p 하락
상반기 3·4차 정상화펀드로 부실 1.4조 정리
적기시정조치 마무리, 하반기 5차 펀드조성
저축은행들이 부실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1분기 9%까지 상승했던 연체율이 2분기에 7%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3·4차 ‘PF대출 정상화 공동펀드’를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PF 부실채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내일신문 6월 24일자 10면 보도 참조) 저축은행들은 1분기 3차 펀드를 통해 약 2000억원, 2분기에는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PF 사업장을 매각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4차 공동펀드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총여신 연체율은 약 1.2%p, PF 관련 대출 연체율은 약 5.8%p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9.0%로 전년말(8.52%) 대비 0.48%p 상승했다. 2분기 PF 부실채권 정리로 연체율이 1.2%p 줄어들면 다른 여신의 연체율이 크지 늘지 않을 경우 전체 연체율은 7%대로 하락하게 된다. PF대출을 포함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 가계대출 연체율은 4.72%다.
4차 공동펀드 매입 대상 사업장 중 1000억원이 펀드 조성 추진과정에서 경공매 낙찰, 수의계약 등을 통해 매각되면서 총 1조3000억원이 정리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경공매 활성화, 상각 등을 통해 PF대출 관련 부실자산을 지속적으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앙회는 부동산 시장 상황, 저축은행 부실 정리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하반기에도 5차 공동펀드 조성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또 올해 3분기 설립 예정인 NPL관리 전문회사를 통해 업계 부실자산이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시적 부실채권 해소 채널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저축은행들을 상대로 금융당국이 진행한 경영실태평가도 마무리됐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경영개선요구(적기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된 유니온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상상인플러스도 PF부실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고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다. 3월말 기준 상상인플러스의 연체율은 21.3%,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24.7%로 높은 수준이다. 유니온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경영실태평가 이후 경공매 및 매각 등을 통해 부실PF 등을 정리해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되면서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았다.
이번 적기시정조치로 금융당국은 상상인플러스에 대해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의 처분, 위험자산 보유 제한 등을 요구했다. 다만 영업정지 등 구조조정 관련 조치는 포함돼 있지 않아 조치 이행 기간(12개월) 중에도 정상 영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상상인플러스를 포함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결과 4곳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안국·라온·상상인저축은행은 경영개선권고를 받았고, 상상인플러스는 그보다 한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SNT·페퍼·우리·솔브레인·유니온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았다.
금융위는 “현재까지 추가 경영실태평가 대상은 없으며,이미 조치된 저축은행들이 신속하게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부실PF 정리와 저축은행들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가 일단락되면서 당분간 저축은행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부실이 커질 경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가계대출 부실도 확대될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그간 건전성·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으로 강화된 손실흡수능력 및 위기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과거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2012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는 대규모 불법·부실대출, 열악한 손실흡수능력 등의 경영상황이 부동산 경기 하락과 맞물리면서 BIS비율이 급락하고 추가 자본조달도 불가능해 영업정지와 계약이전 방식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그때와 달리 현재 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5.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