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청문회 파행…‘여당 독주’ 신호탄?
야 “추가 검증 필요” 여 “몽니 부리지 말라”
김민석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대목, 송구”
‘자료 부실 제출’ 문제와 ‘6억원 장롱 발언’으로 얼룩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일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과 함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틀간에 걸친 청문회는 종료됐고 6월 국회 안에 총리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김 후보자도 검증을 위한 자료 제출 부실이 문제가 됐지만 여당의 엄호로 실질적인 검증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앞으로 줄줄이 장관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다수 의석을 점한 여당의 독주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밤 12시까지 후보자가 내겠다는 핵심자료를 기다렸지만 끝내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후보자와 민주당이 자료를 내면 회의를 재개해 후보자가 정책적 역량이 있는지 도덕적 역량이 있는지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자세가 있는지 끝까지 점검하고, 날짜 늘려서 확인할 준비 돼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출처와 용처가 명확한 자금을 ‘수상한 자금’이라 매도하고, 김민석 후보자에게 ‘제2 논두렁 시계’ 프레임을 씌워 모욕 주기를 하고 있다”면서 “청문회장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이지, 취조를 위한 검찰의 심문실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어 “국민의힘은 더 이상 몽니를 부리지 말고, 당장 인사청문회장으로 돌아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도 26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마쳤다”면서 “삶의 팍팍함 속에서도 공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면서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또 “18년의 야인생활 동안, 하늘과 국민이 가장 두렵고 감사함을 온몸으로 배웠다. 인준이 된다면, 국민과 하늘을 판단의 기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청문회가 자동 산회한 것과 관련 김 후보자는 “둘째날 오후 늦게부터 야당 위원님들께서 회의장에 들어오시지 않아 자정에 자동 산회됐다”면서 “자료제공을 문제 삼으셨지만, 요청하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주진우 의원께서 제기한 ‘6억 장롱 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하다.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날 열린 청문회는 오후 4시30분쯤 정회한 후 재개되지 않았고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했다. 이날 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여야 합의에 따른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도 어려워졌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