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뜬금없는 지도체제 논란
친윤 “집단지도체제로 전환”
안철수 “자리 나눠먹기 전락”
국민의힘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뜬금없는 지도체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친윤(윤석열) 일각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주장을 내놓자, “집단지도제체는 자리 나눠먹기”라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친윤 일각에서는 8월 전당대회는 당헌·당규를 개정해 집단지도체제로 치르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현행 당헌·당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른다. 당 대표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단일지도체제다. 친윤 일각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내놓는다. 서울과 경기, 영남 등 지역별로 최고위원을 선출한 뒤 최고위원 중에서 대표를 뽑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집단지도체제다. 친윤에서는 “1인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 “계파 대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도권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다만 친윤 구상에 대해선 ‘한동훈 견제용’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한 전 대표의 출마를 막거나, 만약 한 전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권한을 제한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안철수 의원은 26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우리 당의 혁신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는 안 된다.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강력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이라며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계파 간 밥그릇 싸움, 진영 간 내홍,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협의와 조율이라는 미명하에 시간만 허비하고, 혁신은 실종되며, 당은 다시 분열의 늪에 빠질 것이다. 결국 집단지도체제는 명분 좋은 자리 나눠 먹기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