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 통화정책 전망 주목
트럼프 관세 유예 연장·무역 협상 진전 여부
상법개정안 통과 … 외국인 순매수 재개될까
이번 주에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노동시장 고용 지표와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또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 전망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의 감세 법안 표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 연장 불필요를 언급한 가운데상호관세 유예 연장 및 무역 협상 진전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국내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안 통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미 신규 고용 추가 감소 예상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미국의 6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PMI와 6월 한국 수출 결과가 중요하다.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미국 6월 ISM 제조업 PMI는 지난 1월 50.9에서 5월 48.5로 4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이번에도 추가 하락할지 관심이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48.8이다.
지난 5월 –1.3%를 기록했던 한국 수출은 이번 달 4.4%로 반등할 전망이다. 이번 결과를 통해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내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한 2분기 실적 시즌의 방향성이 수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5월 무역수지는 3일 발표된다. 연초 들어 트럼프 관세 회피를 위한 수입 폭증으로 지난 3월 ‘-1405억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냈으나 4월에는 수입 급감으로 ‘-616억달러’로 재차 축소된 바 있어 이번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엔 미국의 6월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비농업 고용자 수는 지난 4월 14만7000명에서 5월 13만9000명으로 다시 줄어든 이후 이번에도 12만9000명 내외로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실업률은 3~5월 4.2%로 정체 후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관세 우려로 인한 기업의 투자 위축, 경기 하강이 고용지표에서 드러나며 금리 인하 압박이 강화될 수 있음, 그러나 예상 대비 견조하다면 선반영 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신규 고용이 전 월에 비해 줄어들 수 있지만 최근 관세 영향 불확실성 등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경로 전망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 의회 감세 법안 표결…관세 시한 연장할까 =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4일 독립기념일 전 서명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상원 공화당은 주말 감세지출 법안(OBBBA)의 절차 투표를 마친 후 주초 표결 진행이 전망된다. 다만 통과되더라도 지난 5월 하원 감세법안과 연방지방정부세금(SALT) 공제한도, 메디케이드 공제 수준, 부채한도 인상폭 등에서 차이가 있어 이후 상원과 하원 공통 법안 마련에 진통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은 다음 달 9일 상호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9월 1일까지 주요국과의 협상을 시사한 가운데, 종료 전 모든 국가에 시한 연장을 일괄 발표할지 국별로 관세율과 유예를 통보할지 주목된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다음 달 8일 종료되는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중국에 이어 금주와 내주 파키스탄, 인도 등 10개 내외의 주요 교역국과 무역협정 체결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주 결렬되었던 캐나다와의 협상 향방과 미국의 수정 제안을 받은 유럽연합(EU)의 반응도 관심이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유예 연장 불필요를 언급하며 관세율 통보 서한을 발송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혹은 그 전에 서한을 보내 그들이 미국에서의 사업을 위해 지불해야 할 것을 밝히겠다”며 “상호관세 기한 연장을 원하지 않으며, 단순히 관세(10%~15%)가 부과되었다는 편지를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EU 신트라 포럼 “거시경제 변동과 정책대응” = 30일(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포르투갈에서는“변화에 적응하기-거시경제 변동과 정책 대응”이라는 주제로 유럽중앙은행(ECB) 연례중앙은행포럼이 개최된다. 일명 신트라 포럼으로 불리는 이 회의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글로벌 경제에 대해 토론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파월 연준 의장과 라가르드 ECB 총재에게 발언 기회가 제공된다. 파월 의장은 미국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등으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에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트라 포럼은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 중앙은행 고위급 인사 및 석학들 간의 토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유럽판 잭슨홀 심포지엄’로 불린다. 한은 총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매도세 지속 … 환율 소폭 상승 = 한편 30일 오전 코스피는 3060선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9포인트(0.35%) 오른 3,066.63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16.81포인트(0.55%) 오른 3072.75로 출발한 뒤 308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상승곡선이 다소 완만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835억원, 개인이 9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806억원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8포인트(0.38%) 내린 778.58이다. 코스닥은 1.97포인트(0.25%) 오른 783.53으로 시작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하며 780선을 내줬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6억원, 27억원 순매도 중이다. 개인만 398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통상정책 불확실성에 소폭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9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6원 오른 1360.0원이다. 환율은 3.6원 오른 1361.0원으로 출발한 뒤 136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27일)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충격을 털어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각각 4개월, 6개월만에 기존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정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탔으나 장중에는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중단 소식에 매물이 출회됐다가 장 후반에는 분기 말 수급 변화에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상법개정안 이슈 관건 =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중 코스피 랠리의 메인 동력이었던 상법 개정안 이슈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현 정부의 핵심 공약으로 제시된 만큼, 통과 가능성은 유력하다. 중요한 것은 통과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상법 개정안 내용이며(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추가 등), 시행 속도다. 이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이 유예 없이 즉시 시행될 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만약 속도조절론이 현실화 될 경우 상법개정안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이 일정 부분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바이코리아 템포 조절 중인 외국인 수급 환경과도 결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법 개정안의 시행 속도는 코스피 방향성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