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PF익스포저 190.8조…토담대·브릿지론 연체율 급상승

2025-07-01 13:00:01 게재

익스포저 전분기 대비 11.5조 감소 … 대출잔액 줄고, 연체채권 늘어

PF부실채권비율 12.33%, 2%p↑ … 상호금융 26.6%, 저축은행 25.6%

금융당국, 상반기까지 12.6조 정리·재구조화 … 금융규제 완화 조치 연장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부실이 점차 늘면서 금융권 전반의 브릿지론 연체율과 2금융권의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연체율이 급상승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토담대 연체율은 28.05%로 지난해말 대비 6.34%p 상승했다. 2금융권 전체 토담대 규모는 16조9000억원으로 연체채권 규모는 4조7414억원에 달한다.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탈 등) 연체율은 37.36%로 전분기 대비 17.31% 폭등했고, 저축은행은 36.42%(3.3%p↑), 상호금융(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은 21.97%(6.98%p↑)를 기록했다.

토담대와 유사한 PF대출인 브릿지론의 금융권 전체 연체율은 15.16%로 전분기 대비 3.17%p 상승했다. 증권이 41.31%로 가장 높고 여신전문금융회사(12.16%), 은행(7.26%), 저축은행(6.04%), 보험(4.57%) 등의 순이다. 은행은 지난해말 0.61%에 불과했지만 3개월 만에 7.26%로 6.65%p 급상승했다.

◆금융권 전체 PF연체율 4.49%, 1.07%p↑= 금융권 전체 PF대출 연체율은 4.49%로 전분기 대비 1.07%p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전년 동기 대비 대출잔액 감소폭 확대 등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토담대 연체율이 급등한 것도 대출잔액이 지난해말 18조4000억원에서 올해 3월 16조9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체채권 규모도 3조9936억원에서 4조7417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업장 정리 등을 통해 대출잔액을 줄이고 있지만 부실도 계속 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금융권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9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스포저는 PF대출, 토담대, 채무보증 등을 모두 합친 규모다.

PF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결과 3월말 기준 유의(C)·부실우려(D) 여신은 21조9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11.5%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규 연체발생 등으로 유의·부실우려 여신 규모는 지난해말 19조2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유의·부실우려 여신이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말 대비 PF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상승하고 충당금 규모는 증가했지만 사업성 평가의 영향으로 최소규제비율을 하회한 금융회사는 없다”고 밝혔다.

PF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말 10.33%에서 올해 3월말 12.33%로 2.0%p 상승했다. 상호금융 등이 26.66%로 가장 높고, 저축은행(25.62%), 증권(16.77%), 여신전문금융(10.49%), 보험(1.89%), 은행(1.17%)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의 PF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13조1000억원)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부실PF, 정리·재구조화 속도 = 금융당국은 PF부실이 커지면서 부실 사업장 정리·재구조화를 진행하고 있다. 1·2차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23조9000억원) 중 3월말까지 9조1000억원을 정리·재구조화했다.

경공매, 수의계약 및 상각 등을 통해 6조5000억원을 정리했고, 신규자금 공급 및 자금구조 개편 등을 통해 2조6000억원의 재구조화를 완료했다. 금융당국은 정리·재구조화를 통해 PF부실채권비율이 4.2%p, 연체율은 3.0%p 감소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2분기 부실PF사업장 정리가 저축은행 등을 통해 속도감 있게 진행된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23조9000억원)의 52.7%인 12조6000억원의 정리·재구조화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일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부동산PF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상반기 종료 예정인 부동산 PF 관련 한시적 규제 완화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자금 공급, 재구조화·정리 관련 임직원 면책 등 10개 조치는 연말까지 연장하고 여신성 자산 대비 PF익스포저 비율 완화는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PF사업의 자기자본비율 수준에 따라 PF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차등화하는 등, 금융업권TF를 통해 마련한 ‘부동산PF 건전성 제도개선방향’도 논의됐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부실PF 정리·재구조화로 부동산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일부 해소됐다”면서도 “지역별(수도권/지방), 용도별(주택/비주택) 온도차 심화, 중소형 건설사의 유동성 애로 지속 등의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이에 대한 지원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실PF 사업장에 대해 상시적으로 정리·재구조화를 추진해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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