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스피 28%↑…하반기 첫날에도 연고점 경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위한 상법개정안 추진 속도
달러 약세에 원달러환율 8.3%↓… 추가 하락 전망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28% 오르며 1999년 이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압도적인 상승률이다. 코스닥 또한 15.2% 올랐다. 하반기 첫날에도 코스피는 장중 3130선을 찍으며 나흘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은 상법 개정안의 추진 속도와 실제적인 변화 여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 상반기 원달러환율은 달러 약세로 8.3% 하락했다. 하반기 추가 하락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수 흐름 또한 한국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달러환율 1350원 전후로 하락 = 하반기 첫 거래일인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 가까이 오르며 나흘 만에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이날 오전 전일 대비 17.94포인트(0.58%) 오른 3089.64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36분에 3131.05까지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665억원, 기관이 291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강하게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상호 관세 협상과 관련한 낙관론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인 데다 상법개정안에 반대하던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 상법 개정안과 관련한 기대감이 재차 발현된 것이 상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달러 약세도 외국인 순매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1.0원 오른 1351.0원에서 개장해 한때 1349.5원까지 떨어진 후 1350.0원을 전후에 거래 중이다. 오전 9시 6분 현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0.4원 오른 1350.4원에 거래 중이다.
◆6월에만 13.9% 급등…고객예탁금 70조원 육박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3071.7로 장을 마치며 연초 대비 28.01% 상승률을 기록했다. 1999년 상반기 56.99% 상승 이후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도 이 기간 15.23% 상승했다.
코스피는 6월에만 13.9% 급등했다. 2020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달 20일에는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연초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는 지난 3월과 4월 관세 이슈 등으로 조정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5월에는 지난해 8월 이후 매도세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개월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왔지만 5월부터 매수세로 전환했다. 5월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이달에는 4조7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서는 새 정부의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상승세가 지속됐다. 잠재적인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지난달 27일 69조원에 달하는 등 70조원에 육박했다.
◆상법 개정 이후 실제적인 변화 관건 = 앞으로 미국의 무역 협상 시한이 도래하고 미국과 중국 등 경제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 2분기 실적 결과 확인 등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 잔고가 연일 증가하면서 주가가 당분간 오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상장 주식 수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율은 0.32%, 코스닥은 0.41%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한국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책기대감의 현실화와 기업 이익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이내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에 더 중요한 것은 상법 개정안의 내용에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추가가 들어가느냐와 함께 통과 이후 실제적인 변화 여부가 나타날지가 관건”이라며 “허니문 랠리의 메인 엔진인 상법 개정안 이슈는 7월에도 시장의 중심에 놓여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사들의 분기 실적도 중요하다. 한 연구원은 “현재 2분기 실적 전망은 상향되고 있는 반면, 3~4분기 전망치는 하향되는 등 하반기 이익 방향성에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가 지금의 분위기 좋은 강세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이익 추정치의 턴어라운드가 충족되어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도 여전히 중요하다.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31%대로 직전 바이코리아 장세(2023년11월~2024년7월)의 평균 지분율인 32.8%, 2010년 이후 평균 지분율 33.4%, 2020년 이후 평균 지분율 32.4%를 하회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봤을 때, 외국인에게 한국은 여전히 수급 빈집 상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달러화 약세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 내수부양 등 정책모멘텀에 주목하면서 한국 증시 비중 확대로 투자의견을 상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